“포기하는 법을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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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서른세 살 노처녀 ‘달자’역으로 컴백하는 채림. ‘봄날’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냥 잘 지냈어요. 중국에서 중국어 공부하며 지냈어요. 오래전부터 어학을 공부해 보고 싶었는데 그게 중국어가 됐지요. 중국에서 드라마 몇 편을 촬영하며 연기 활동도 꾸준히 이어왔고요.”
<오! 필승 봉순영> 이후 2년여의 시간 동안 채림은 주로 중국에서 지내왔다. 이승환과의 이혼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에도 채림은 중국에 머물고 있어 언론과의 접촉이 차단돼 있었다. 이혼 이후 처음으로 갖는 공식행사, 당연히 이혼과 관련된 질문도 피해갈 수 없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거라는 거 알아요. 그런데 아직은 저조차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뭐라 말하기 좀 그러네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많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어요.”
세인들이 그의 이혼에 대해 상당한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부분은 본인 역시 인정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그의 얘기는 언젠가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겠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 때가 아니라는 게 채림의 판단인 듯하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지내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지만 그는 이혼 이후 상당히 힘든 나날을 보내왔다. 다시 지난 2년 동안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본다.
“헛되지 않은 2년을 보낸 것 같아요. 뭘 했다기보단 하고 싶은 것을 찾은 기간이 됐어요. 내가 생각지 못한 많은 것들에 행복의 요소가 숨겨져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안에서 삶의 열정을 느끼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내가 나를 너무 옭아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방법도 배우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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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림의 브라운관 복귀작은 <오! 필승 봉순영>의 대본을 썼던 강은경 작가가 쓴 <달자의 봄>이다. 이 드라마에서 채림은 솔로인 33세 처녀로 출연해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보여줄 예정이다.
“언니(강 작가)가 처음 대본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제게 이 드라마에 대해 많은 것들을 얘기해 줬어요. 30대의 사랑이 10대, 20대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20대 후반으로 이미 결혼과 이혼의 경험이 있는 채림이 서른 셋, ‘노’라는 접두사가 붙어 있는 처녀 역할을 소화한다는 게 그리 쉬워 보이진 않는다.
“아직 20대인 제가 30대 역할을 맡는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달자(극중 캐릭터)를 믿고 사랑하게 됐어요. 작품을 위해 주변의 30대 여성들을 많이 만나봤어요. 결혼한 주부부터 아직 미혼인 이들까지 다양한 이들과 얘기하며 그들의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가진 게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다소 촌스러워 보일 정도로 강렬한 헤어스타일과 짙은 메이크업 역시 33세 노처녀를 그려내기 위한 콘셉트라고 설명한다.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을 만들기 위해 고민 고민한 끝에 지금의 스타일을 결정하게 됐다고. 본인 역시 처음엔 스스로가 이상해 보였으나 곧 적응됐다며 시청자들도 좋게 봐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채림은 어린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게 기쁜 일이었지만 개인적으론 많이 힘들었다고 얘기한다.
“스타가 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제가 의도한 시기에 의도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지만 저는 그게 너무 버겁고 힘들었어요. 더 이상은 스타로 불리고 싶진 않아요. 그냥 두 번째 세 번째 자리에 있으며 나오면 반갑고 안 나오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대목에서도 잠시 채림의 눈가에 눈물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부터는 ‘오! 필승 채림’이다. 지난날의 아픈 기억이 배우로서 성숙하는 데 밑거름이 되어주길, 그래서 이제부터는 ‘채림의 봄’이 화려하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