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여 입 한번 열어주세요
▲ 류시원은 늘 겸손한 인터뷰 매너로 취재진을 감동시킨다. | ||
한류 스타를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것 역시 리포터의 임무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표 연예인인 그들과의 인터뷰에는 늘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다. 때로는 너무 까칠한 인터뷰 매너로 인해 그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자주 있다.
지난해 세금만 100억 원 가까이 낸 최고의 한류스타 배용준. 그는 최근 몇 년간 어느 국내 매스컴과도 단독 인터뷰를 가진 적이 없을 정도로 인터뷰가 가장 힘든 최고의 스타다. 하지만 그도 영화 현장 공개와 각종 팬 미팅 등 반드시 매스컴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만큼은 리포터의 질문 공세를 피해갈 수 없다.
3년 전 국내에서 화보집을 발간했던 당시 배용준을 출간기념회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 취재진을 비롯해 다국적인 팬들까지 수천 명이 뒤엉켜 인터뷰는커녕 몸을 움직이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어렵사리 그의 앞에 다가가 인터뷰를 따낼 수 있었는데 첫 질문은 “오늘 기분이 어떻습니까”였다. 그는 특유의 미소로 “가족(그가 팬을 지칭하는 표현)들과 함께해서 너무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일본 팬들에게 일본어로 짧게 인사를 건네 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싫어요”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것이 배용준과의 짧은 인터뷰의 전부였다. 수많은 질문공세에 난처해하다 결국 보디가드들에 둘러싸인 채 자리를 뜨고 말았기 때문. 최고의 한류스타인 그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느낀 자리였다.
▲ 보아 | ||
그렇다면 한류 스타 가운데 최고의 인터뷰 매너를 자랑하는 이는 누구일까. 다름 아닌 류시원이다. 부드러운 미소와 말투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사소한 인터뷰도 거절하는 일이 없다. 결혼식장은 물론 각종 패션쇼, VIP 시사회 등의 다양한 현장에서 늘 정성스런 답변과 겸손한 인터뷰 매너로 취재진들을 감동시키곤 한다.
그렇다면 아시아의 스타 보아는 어떨까. 그와의 인터뷰는 마치 모래시계를 옆에 두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답변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함은 물론이며 일본 매니저는 옆에서 약속 시간을 분 단위까지 체크한다. 인터뷰 내내 경호원의 삼엄한 보호가 이뤄지는 등 스타를 철저히 관리하는 모습에서 국내와 다른 일본 연예계의 풍토를 느낄 수 있었다. 보아는 분명 한국을 대표하는 우리의 스타이나 아쉬운 부분은 일본인들이 보아를 한국 가수가 아닌 일본 가수로 인식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행여 언젠가는 보아를 일본에서 일어로만 인터뷰하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다.^^
▲ 기자들과 팬들까지 몰린 상황에서 배용준(위)과 이병헌을 인터뷰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 ||
한류 스타들은 해외에서 인터뷰 매너로 매우 후한 점수를 받는 편이라고 한다. 반면 그들의 한국 매스컴과의 인터뷰 매너에는 뭔가 부족함이 많이 느껴진다. 인터뷰 사절이 신비주의는 아닐 것이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