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의 눈빛, 윤진서의 내숭 당신도 할 수 있다
▲ 영화 <작업의 정석>의 손예진. | ||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한 몇 년 전, 사내에는 ‘마성의 유혹녀’라는 닉네임의 선배가 있었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외국계 기업 회장부터 업계에서 바람둥이로 소문난 유부남까지 무수한 남자와 염문을 뿌린 건 물론이요, 만나는 남자마다 불나방마냥 그녀의 주위를 맴돌기 일쑤. 비현실적일 만큼 화려한 연애 전적을 자랑한다고 하니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고 짐작하겠지만, 답은 한마디로 ‘No’다. 평범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의 외모였다. 그럼에도 뭇 남자의 흠모의 대상, 혹은 작업의 표적으로 군림한 그녀의 매력은 단 한 가지. 전문직 여성에게 쉽게 찾아보기 힘든, 특히 남자를 대할 때면 몇 배쯤 파워업하는 야릇한 분위기 ‘색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자에게 어필하는 마성의 매력이란 도대체 무엇이더냐. 이글이글 타오르는 아이 빔을 쏴대며 ‘나 오늘 밤 한가해요’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퍼붓는 게 과연 매력적으로 보일까.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것은 최하급 레벨로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색기다. 그렇다면 탄탄한 구릿빛 복근을 자랑하며 ‘10분 안에 어떤 남자든 꼬일 수 있다’고 노래하는 효리의 도발, 혹은 풍만한 가슴골을 자랑하며 레드카펫을 걷는 김혜수의 대담함이 색기일까. 글쎄, 그건 섹시함이지 색기는 아닐 터이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또는 가져야 할 매력은 ‘아스라하고 애매모호한 성적 매력, 쉽게 드러나거나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갖지 못한 여자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그 무언가’이다.
그렇다면 벤치마킹의 필요성이 절실한 고품격한 색기란 어떤 것이더냐. 영화 <작업의 정석>의 손예진. 어깨 위에서 찰랑이는 참한 헤어스타일, 소프트한 정장 차림을 고수하는 그녀. 도발적이라거나 섹시하다는 느낌과 거리가 먼데도 다른 영화 속 청순 계열 미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묘한 섹스어필을 느낄 수 있었다고 남자들은 증언한다. 작업의 대상으로 점찍은 남자와 함께 있는 동안은 시종일관 눈가에서 사라질 줄 모르는 눈웃음, 물기를 한껏 머금은 채 상대방의 얼굴에 고정된 촉촉한 시선, 내용은 조신하기 이를 데 없는데도 남자로 하여금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은근한 말투에 몸살이 난다고 한다.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의 바람난 유부녀, 윤진서도 품격 있는 색기의 모델로 꼽힌다. 다 큰 애까지 둔 아줌마 주제에 연인 앞에선 숫처녀마냥 몸을 사리는 내숭, 침대 위에서도 절대 벗은 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는 조심성, ‘난 아무것도 몰라요’하면서 결국 하고 싶은 건 다 하고야 마는 대담성 등이 매력.
아직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색기 있는 여자라는 평판은 별로 긍정적인 어감을 풍기지 않는다. 하지만 연애 전선에서든 커리어에서든 색기는 강력한 실제적 파워를 발하는 무기가 되는 것도 사실. 천성적으로 타고나지 못했다면 후천적인 노력으로라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미모나 섹시함과 달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몸에 칼을 대거나 굶주리며 살을 빼거나 미친 듯 운동에 매진하는 고통을 감수할 필요도 없다. 결국 색기란 애티튜드에 관한 문제니까.
▲ <바람피기 좋은 날>의 윤진서. | ||
① 눈웃음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a 매우 그렇다-3점
b 자주 그렇다-2점
c 가끔 그렇다-1점
d 전혀 아니다-0점
② 처음 보는 남자의 눈도 똑바로 쳐다보며 대화한다.
a 매우 그렇다-3점
b 자주 그렇다-2점
c 가끔 그렇다-1점
d 전혀 아니다-0점
③ 다리를 바꾸어 꼬거나 머리를 쓸어 올리는 등 자신도 모르게 자주 하는 특유의 제스처가 있다.
a 그렇다-3점
b 아니다-1점
④ 술자리에서 옆에 앉은 남자의 어깨를 치거나 무릎을 건드리는 식의 가벼운 스킨십을 자주 한다.
a 매우 그렇다-3점
b 자주 그렇다-2점
c 가끔 그렇다-1점
d 전혀 아니다-0점
⑤ 남자가 성적 농담을 하면 부담 없이 응수한다.
a 매우 그렇다-3점
b 자주 그렇다-2점
c 가끔 그렇다-1점
d 전혀 아니다-0점
⑥ 목소리가 낮고 말하는 속도가 느리다.
a 매우 그렇다-3점
b 그런 편이다-2점
c 전혀 아니다-1점
⑦ 눈에 물기가 많다.
a 매우 그렇다-3점
b 그런 편이다-2점
c 전혀 아니다-1점
⑧ 술을 마시면 앞에 앉은 남자가 갑자기 잘생겨 보인다.
a 매우 그렇다-3점
b 자주 그렇다-2점
c가끔 그렇다-1점
d 전혀 아니다-0점
⑨ 업무 관계로 만날 사람이 남자라면,
의도적으로 섹시한 차림을 한다.
a 매우 그렇다-3점
b 자주 그렇다-2점
c 가끔 그렇다-1점
d 전혀 아니다-0점
⑩ 이성 동료나 친구를 보면서 그와의 키스나 스킨십을 상상할 때가 있다.
a 매우 그렇다-3점
b자주 그렇다-2점
c 가끔 그렇다-1점
d 전혀 아니다-0점
결과 너무 넘쳐도 ‘탈’ 난다
24~30점 색기로 충만한 상태
온몸으로 색기를 발산하는 당신. 주말 저녁 클럽이나 바에 들르면 접근을 시도하는 남자가 최소한 한 명 이상은 있고, 일 때문에 만난 남자도 언제 술 한잔 하자는 제의를 자주 한다. 단, 처신을 잘못했다가는 원치 않는 구설수에 오를 위험이 높으니 요주의.
15~23점 그만하면 색기 만발
나쁘지 않다. 여왕벌 후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디 가서 무시당하지는 않을 성적 매력의 소유자. 겉으로 표현한 적은 없어도 실은 당신을 보면서 가끔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성 친구나 동료가 꽤 많을 듯.
8~14점 이도저도 아닌 평범녀
그렇다고 당신이 섹시하지 않을 거라는 뜻은 아니다. 단, 외모적인 섹시함 이상의 깊이를 찾아보긴 힘들다. 의외의 순간에 은근한 매력으로 파고드는 색기가 부족한 타입.
0~7점 지나치게 반듯한 당신
캐릭터에 비유하자면 <조선남녀상열지사-스캔들>의 숙부인 타입. 단정하고 빈틈없는 이미지라 결혼 상대자로는 인기를 모으겠지만, 첫눈에 상대방을 녹다운시키는 성적 매력은 물 건너간 얘기다.
강인욱 앙앙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