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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맙습니다?…! 지난 15일 신임인사차 민주당을 방문한 장 총리서리(오른쪽).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그런데 정작 청문회 대상자인 장상 총리서리에 대한 자료보다는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과 관련된 자료가 훨씬 더 많았다. 이유를 묻자 한 보좌관은 “이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는 이회창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과 30일 열리는 장상 총리서리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치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장 총리서리의 아들 국적과 병역문제, 호화아파트 논란, 땅투기 의혹 등의 문제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신상문제와 겹치는 점을 이용, 이른바 ‘비교검증’을 할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청문회를 ‘이회창 청문회’로 끌고 간다는 것이 민주당의 기본 전략이다. 따라서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문제, 손녀 이중국적 논란, 빌라게이트, 경기도의 땅 소유 등이 민주당에 의해 청문회 핫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청문회가 인사청문회법이 통과된 이후 첫 총리 청문회이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총리가 지명된 데다 TV로 생중계되는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민주당의 전략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이 점증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 장남의 병역기록 조작 및 97년 병역대책회의와 관련된 증거를 터뜨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돌면서 한여름 청문회 정국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특위위원은 정대철 위원장을 비롯 강운태 정세균 함승희 조배숙 전용학 의원. 이들은 노골적으로 청문회를 이회창 공격 기회로 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강운태 의원은 “이중국적 문제로 병역기피 의혹논란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면 이회창 후보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의원도 한 TV 토론에서 “우리사회 고위층들의 고질적인 도덕성 문제가 이번 청문회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고, 우리 당은 그 부분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장 총리서리의 도덕성을 이 후보의 도덕성과 연결시켜 논란을 재연시키겠다는 전략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장상을 통한 이회창 도덕성 공격’ 카드를 꺼낸 것은 장 총리서리에 대한 언론의 각종 검증 내용이 그동안 제기됐던 이 후보의 신상문제와 흡사한 점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우선 장 총리서리의 아들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는 이 후보의 두 아들 병역면제와 손녀 이중국적 논란을 재점화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민주당은 판단하고 있다. 또 장 총리서리의 호화아파트 논란은 곧바로 이 후보의 빌라게이트와 연결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이사했다고 해서 1백 평이 넘는 호화빌라를 3개층이나 사용한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면서 “국민들의 머릿속에 지워져가던 빌라게이트가 장 총리서리 청문회를 계기로 다시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 총리서리의 땅투기 의혹도 이 후보가 피해갈 수 없다. 이 후보도 70년대 변호사 시절 경기도에 땅을 사 놓았다가 몇 년 전 투기의혹을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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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 후보 공격에 대비한 전략을 짜고 있다. 사진은 본회의장의 이회창 후보. | ||
이처럼 민주당이 장 총리서리 청문회를 사실상 이회창 청문회로 끌고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자 한나라당은 고민에 빠졌다.
한 특위위원은 “총리서리제의 위헌성, 장 총리서리의 도덕성과 자질을 추궁하는 등 청문회의 기본정신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장 총리서리가 대선을 관리할 행정력을 갖추고 있는지, 국방-안보분야를 책임질 능력이 있는지를 따질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회창 끌어들이기 전략’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청문회 때문에 이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와 손녀 이중국적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걱정하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장 총리서리의 도덕성 문제를 사전에 알면서도 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대선전략 차원에서 장 총리서리를 임명했다는 이른바 ‘기획임명설’까지 나돌 정도다. 기획임명의 책임자로 청와대 핵심인사들을 꼽는 사람도 있다.
대선전략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장 총리서리를 임명했을 때 청문회에서 어떤 문제점이 지적될지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이 후보를 겨냥한 임명이 아닌가하는 시중의 소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런 소문은 누가 일부러 만들어냈을 개연성이 높아, 신뢰도는 떨어진다.
한나라당은 일단 특위위원에 박승국 김용균 이병석 이주영 박종희 심재철 의원 등 논리와 ‘입심’을 겸비한 공격수를 포진시켜 ‘방어 작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특위의 관계자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격을 막아낼 방어전선의 선봉에 국정감사 등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준 이주영 의원과 당내 대선후보 경선 때 이 후보 진영의 대변인을 맡았던 이병석 의원을 내세울 것이라고 한다.
특위의 한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장 총리서리 청문회이지 결코 이회창 청문회가 아니다”면서 “민주당이 청문회의 원래 취지를 무시하고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벌일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제기하고 있는 이 후보 5대의혹을 5대조작이라며 맞불을 놓는 한편 민주당이 청문회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을 비열한 행동이라고 공격, 김빼기에 들어갔다.
이 후보도 민주당의 5대의혹 제기에 대해 “더러운 정쟁”이라고 경고, 정면대응할 뜻을 비쳤다. 장 총리서리가 지명됐을 당시 인사청문회 및 국회 인준투표에 대한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는 “적당히 문제점을 지적하고 인준은 자유투표에 맡긴다”는 것이었다.
첫 여성총리여서 여성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아들 국적 및 병역 문제를 심하게 공격할 경우 자칫 이 후보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한나라당의 태도가 “이 후보 신상문제 때문에 한나라당이 공격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식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이 후보측의 태도가 강경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청문회의 TV생중계가 미니총선으로 불리는 8·8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열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이 막판 뒤집기 차원에서 대대적인 이회창 공격에 나서고 한나라당이 강력 반발, 사상 유례없는 ‘정치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수동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