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불이 꺼져도 열정은 늘 ‘생방송’
▲ 프로정신이 빛나는 박수홍. | ||
인사성 좋고 매너 좋기로 소문난 박수홍. 얼마 전 그가 진행하는 한 케이블TV의 녹화 현장에서 필자는 그가 왜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다시 말해 왜 그가 진정한 프로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전파를 타는 프로그램 방송 시간이 한 시간 정도라면 실제 녹화 시간은 그보다 훨씬 길어지기 마련이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촬영이 계속 지연되더니 어느새 녹화 시간이 무려 네 시간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이쯤 되면 MC를 비롯한 출연자들은 물론 스태프와 방청객들까지 지루함을 느끼기 마련. 필자 역시 지루함에 한숨을 내쉬려던 순간 박수홍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On Air’ 램프가 꺼져있는데도 박수홍은 방청객과 대화하며 그들과의 호흡을 이어가고 있었다.
▲ 박은혜. | ||
탤런트 박은혜가 어느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와이어액션을 기억하는가. 당시 촬영 현장을 찾았던 필자는 여린 외모답지 않은 그의 프로 근성에 혀를 내둘렀다. 지방의 한 야외세트장. 쌀쌀한 날씨와 바람 때문에 촬영이 더디게 진행돼 일반 촬영만 세 시간 넘게 작업했다는 박은혜는 무척이나 피곤해 보였다. 드디어 와이어액션이 시작됐다. 와이어에 매달려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까지 들렸다 내려오기를 수십 번 반복했는데도 박은혜에게선 힘든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시종일관 밝은 미소로 스태프들과 농담까지 주고받는 게 아닌가.
와이어액션 촬영이 모두 마무리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박은혜는 “저 사실은 고소공포증이 있어요”라고 깜짝 고백을 했다. 그런데 왜 그는 웃고 있었을까. 박은혜는 “제가 힘들어하거나 무서워하면 스태프들이 더 불안해 할 거 같아 일부러 환하게 웃었어요”라며 다시 멋쩍게 웃었다. 그의 착한 마음씨와 배우로서의 열정은 ‘프로’란 두 글자를 붙이기에 충분했다.
▲ <가족오락관> MC 허참은 김새롬(오른쪽)과 밸런스를 맞추려 키높이구두까지 신는다. | ||
“연예인을 우습게 아느냐”며 격분한 K는 녹화를 보이콧하고 대기실로 들어가 버렸다. 스태프들이 30분 넘게 설득했지만 안돼 결국 ‘터줏대감’ 허참이 나섰다. K가 있는 대기실로 가 한참을 다독이며 설득해 그가 다시 녹화장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 민망해졌을 방청객들에게 대신 사과의 말을 건넨 것 역시 허참이었다. 23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허참이라는 진정한 프로로 인해 프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연예인 K의 허물이 덮어지는 순간이었다.
국내 최장수 MC 허참의 비밀 하나. 노홍철만 신는다는 마법의 키높이 구두를 그 역시 <가족오락관> 녹화 때마다 신는다. 이유인즉슨 함께 MC를 보는 김새롬(175cm)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키높이 구두 덕에 화면에서 두 MC의 모습이 조화롭게 보이는 건 사실이나 제아무리 높은 키높이 구두라도 결코 그의 프로 근성보다 높진 못할 것이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