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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철씨측은 마산 재보선 불출마선언은 한나라당 의 책략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아래서류는 현 철씨 캠프의 선거전략문건들. | ||
YS 차남 현철씨의 한 측근은 최근 경남 마산 합포 지역구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는 ‘김현철 재출마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15일 이 지역구에 김정부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공천하면서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자 지역 내 현철씨 지지자들 중심으로 “다시 출마하라”는 여론이 조성된 데 따른 판단이다.
사실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김영길씨와 한석태 전 경남대 교수 등이 공천에 반발,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지역 여론에 따르면 최소한 5∼6명 정도가 출마할 것으로 보여 후보난립이 예상되고 있다.
현철씨측이 이처럼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먼저 출마 예상자들 중 지명도 있는 강력한 후보가 없다는 데 있다. 비록 김 전 지방국세청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따내긴 했지만 지역에서는 지지기반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기타 후보들도 “당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들에 비하면 현철씨는 상당한 지명도가 있다는 것.
현철씨측이 아쉬움을 나타내는 데는 YS 차남 ‘김현철’의 단순한 지명도에만 머물고 있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그가 명예회복을 위해 몇 년을 기다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데 있다. 그는 재보선 출마를 정치인으로 거듭나는 통과의례로 삼았던 것.
현철씨는 이를 위해 사전준비를 치밀하게 해왔다. 그의 재보선 출마계획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9월께 그가 경남대에서 강의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갑작스레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그의 움직임에 대해 재보선을 위한 선거용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았다. 물론 현철씨는 부인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출마를 위한 초기단계였음은 분명했다.
한 측근은 “꼭 선거를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언론에 그렇게 보도되면서 김 박사(현철씨)가 출마를 고려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돌려 말했다.
비록 현철씨의 대학강의는 무산됐지만 출마를 위한 작업은 계속됐다. 올 초부터 현철씨측은 마산지역에 대한 밑바닥 정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출마를 위한 지역분위기 띄우기 작업도 병행했다.
그러다 지난 2월 김호일 의원이 부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그의 출마준비는 보다 조직적으로 전개돼 갔다. 현철씨측은 이때부터 선거조직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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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마산 재보선에서는 특별히 떠오르는 후보가 없다. 사진은 지난 99년 한나라당의 마산역 유세 장면. | ||
현철씨의 한 측근은 “우리는 처음부터 무소속 출마를 생각하고 한나라당 조직을 이길 수 있는 자체 조직 구축에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고 말했다. 현철씨측이 당 공천에 연연해하지 않은 데는 강삼재 의원과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개인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복병이 발생했다. 바로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문제가 느닷없이 터져나온 것. 이때부터 한나라당 내에서는 현철씨를 공천할 경우 민주당으로부터 역공을 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급기야 DJ 대통령 아들비리문제로 6·13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현철씨 공천불가는 기정사실화됐다.
YS의 입장도 바뀌기 시작했다. 당초 YS는 현철씨의 한나라당 공천과 당선을 위해 직접 나섰다. 지난 5월 자신을 찾아온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에게 아들의 공천을 비밀리에 부탁하기도 했다. 자신의 측근들에게 현철씨를 도우라는 특명도 내렸다. 그런데 DJ 아들 문제와 한나라당 당내 기류변화로 결국 YS는 현철씨 불출마쪽으로 기울어지게 된 것.
그러나 현철씨는 자신의 불출마 배경에 대해 아버지보다는 한나라당의 장난에 놀아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측근은 “YS의 만류도 있긴 했지만 한나라당의 배신과 장난이 주 원인이었다고 김 박사는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아버지와 아들’을 떼어놓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현철씨는 보고 있기 때문. 한 측근은 “우리는 지역에서 차근차근 준비를 잘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한나라당이 방해공작을 폈다”며 “한나라당이 DJ 아들 문제를 이유로 공천이 어렵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결국 YS로 하여금 출마불가 판단을 내리게 했다”고 말했다.
현철씨가 한나라당에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는 데는 자신의 공천문제를 한나라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했다는 데도 있다. 지난 4월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노무현 후보가 YS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자 한나라당이 YS를 붙잡기 위한 일환으로 자신에게 공천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이후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자 정치권 분위기를 이유로 이를 철회했다는 것. 이는 결국 현철씨의 출마의지만 꺾는 교묘한 책략에 불과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현철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얻은 것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수확으로는 ‘정치인 김현철’로서의 자신감 획득이다. 한 측근은 “어시장, 체육관, 약수터 등 지역 내 이곳 저곳을 돌면서 시민들과의 접촉을 통해 김 박사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를 구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을 통해 한나라당 인사들 중에서 피아(彼我)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었다는 것.
현철씨측은 “상도동계로 분류되는 인사들 중에서 더 이상 우리쪽 사람이 아닌 인물을 골라낼 수 있었다”며 일부 인사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현철씨도 이제 정치인 후보군으로 편입된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는 것.
현철씨는 아직도 주소를 마산에 두고 있다. 당분간 이전할 뜻이 없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현철씨의 재보선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치라는 게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법. 그가 향후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