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판사 이영선)는 모욕죄로 기소된 영화평론가 이 아무개 씨(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한 인터넷 언론 매체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던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폭식투쟁’을 벌이던 보수 성향의 청년단체 ‘자유대학생연합’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해당 칼럼에서 이 씨는 어버이연합을 언급하며 “나잇값 못 하는 망나니들의 본을 따른 것”이라며 “늙어가면서 나이만 먹은 게 아니라 이기심과 탐욕만 먹어 배만 채우고 영혼은 텅 비어버린 아귀들”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어버이연합 측은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로 하여금 칼럼을 읽게 해 법인격이 없는 시민단체인 어버이연합을 모욕했다”며 이 씨를 고발 조치했고, 검찰은 그를 기소했다.
이영선 판사는 이날 “비판을 담고 있는 표현이 비록 주관적으로는 모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사회적 품위에 반할 정도로 극단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며 “공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서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돼야 한다”라며 이같이 판시했다.
이 판사는 이어 “대학생연합 회원들의 행위가 정치적 다름을 넘어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경심이 결여된 행위라는 취지의 칼럼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도 같은 행동을 한 점을 비판하기 위해 쓴 표현”이라며 “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은 만큼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임수 기자 ims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