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2010년 2월부터 최근까지 5년6개월 동안 서울과 부산 등에서 사무실 304곳에 문을 부수고 침입해 총 1억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09년 8월경 서울 강남구 한 건물 3층에 있는 사무실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던 중 사람이 들어오자 외벽 창문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체포된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대퇴부 골절상을 입은 A 씨는 몸을 쓰는 일을 하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2010년 초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갔고, 다시 절도를 시작했다.
A 씨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사설 방범 시설이나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없고 불이 꺼져 있는 사무실만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점심 시간이나 밤에 들어가 현금만 훔쳐 나왔다. 다른 물건은 추적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손도 대지 않았다.
A 씨는 지난 2월 자신의 모습이 찍힌 수배 전단지가 길거리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서울로 범행 장소를 옮겼다. 경찰은 서초구 소재 사무실 인근 CCTV 수백개를 확인한 끝에 지난 5일 종로구 한 여관에서 그를 붙잡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훔친 돈을 생활비 외에도 책 1만여권을 사는 데 썼다고 진술했다. 범죄 소설과 자서전, 일반 소설을 주로 읽었고, 읽고 난 책 대부분은 버렸다고 한다. 부산의 한 도서관에는 책 수백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김임수 기자 im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