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급 인물 어디 없나요
광주전남연구원은 광주와 전남 각 발전연구원이 통합해 출범하는 지방발전정책 연구기관으로 공모를 통해 첫 원장을 선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11일 광주전남연구원 원장 추천위원회를 열어 공모에서 1차 관문을 통과한 3명에 대한 심사를 벌인 끝에 적격자 ‘없음’ 결정을 내렸다. 1차 심사 통과자들은 이 아무개 전남대 교수와 이 아무개 전 산업연구원장, 신 아무개 목포대 교수 등으로 알려졌다.
초대 광주전남연구원장에 윤장현 광주시장(왼쪽)과 이낙연 전남지사의 기대에 부응하는 인물이 선임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9월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전원 탈락이라는 극약 처방이 내려진 것은 첫 통합 원장의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중량감 있는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통합원장의 대우가 장관급이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초 응모자격은 대학교의 정교수로 5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는 자,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있는 자 등으로 정했다. 이 같은 자격기준에도 불구하고 초대 원장은 민선 6기 광주·전남 상생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중량감은 물론 지역 내 공감대까지 얻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 안팎의 지배적 의견이었다.
따라서 지역 출신이면서 장관 이상을 거친 인물이 거론됐었다. 그러나 접수 결과 지역대학 교수, 정부출연기관 연구기관장 등이 접수해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이사회는 재공모 여부 등을 포함해 원점에서 원장 선임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정상 다음 달 연구원 출범 때까지 원장 선임을 마칠 것인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사회 일부에서는 첫 통합원장의 상징성과 장관급 예우 등을 감안할 때 중량감 있는 인사 선임 등을 이유로 초빙 등의 방법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또한 시·도의 고위관계자가 적격자로 판단되는 인물을 사전에 접촉했으나 이들이 모두 고사해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져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연구원 정관상 원장은 공개모집이 원칙인 만큼 이사회에서 이를 부정한 다른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초대 원장 선임 절차를 서두른 데다 명망가들의 참여를 유인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명망가에 삼고초려를 해도 시원찮은 판에 공모에 지원하라고 하면 하겠느냐”며 “광주시와 전남도가 애초에 심도 깊게 논의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과연 초대 광주전남연구원장에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가 합의한 명망가가 선임될 수 있을지에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