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대포차 매매업자 양 아무개 씨(27) 등 8명을 구속하고, 7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양 씨 등은 전국적으로 활동한 대포차 매매업자로 2011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65억 원 상당의 대포차 1300대를 유통시켜 2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대포차 중개사이트인 ‘88카(Car)’와 모바일 메신저, 대포폰을 사용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출을 받을 수 없지만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해 “차량을 리스하거나 할부로 사 넘기면 돈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출고가 7100만원의 ‘벤츠SLK200’을 2200만 원에 구입하고, 2600만 원에 되파는 식으로 수익을 남겼다.
경찰은 이들이 판 차량은 일반적인 렌터카와 달리 번호판에 ‘허·호·하’ 등이 표시되지 않고, 등록업체보다 가격도 저렴해 수요가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교통안전공단 인터넷 홈페이지 ‘자동차검사 사전예약등록’에서 차량 번호를 입력하면 차종과 명의자 성 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를 통해 차량 소유자가 개인인지 회사인지 확인하고 대포차 가격 등을 정한 뒤 매매에 나선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안전공단에 차량과 차주에 대한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통보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에도 비슷한 범죄가 없었는지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임수 기자 im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