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김 아무개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홍철의 집 주소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노홍철 역시 평소 많은 분들이 집 앞에 찾아오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노홍철의 집은 <무한도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습니다. 너무 청결한 노홍철의 집은 상당한 화제가 됐고 이는 노홍철의 CF 출연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노홍철의 집 위치가 자연스럽게 외부에 알려진 것입니다.
<무한도전>의 사생활 마케팅은 조금 심각한 수준까지 다가갔던 게 사실입니다. 사생활을 감추려는 연예인과 이를 파헤치는 언론의 대결 구도가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데 반해 최근 방송계에선 스타의 사생활까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가족들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던 과거와 달리 방송을 통해 가족을 공개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무한도전>을 통해 멤버들의 가족이 또 다른 스타로 급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연예인의 유일한 휴식 공간인 집마저도 여지없이 공개됐는데 너무 지저분한 집(정형돈)과 청결한 집(노홍철)이 묘한 대조를 이루기도 했고 멤버들의 집을 찾아 새벽송을 도는 모습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방송에서 집 주소까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의 힌트만 제공되면 그 다음은 네티즌이 책임지고(?) 밝혀내는 요즘 세상에선 사실상 주소를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는 사이 이와 같은 엄청난 사건이 발발하게 된 것이죠.
반면 피해자인 노홍철의 모습은 방송보다 훨씬 리얼했습니다. 괴한의 습격을 받았음에도 정신이상자임을 알아보고 피의자를 달래는 모습이 담긴 CCTV는 말 그대로 감동이었습니다. 결국 <무한도전>은 노홍철처럼 인간적인 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인 탓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무한도전>이 무리해서까지 사생활 마케팅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