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사랑의 ‘보너스’로 봐주삼^^
의학의 발전이 생태계의 섭리를 앞서갈 수는 없는 일, 재담은 재담일 뿐이다. 그런데 요즘 연예계에선 실제로 결혼 5~6개월 만에 출산하는 속도위반 결혼이 대세처럼 굳어져가고 있다. 임신이 혼수 1호품이 돼 버린 이유는 무엇인지 그 사례를 살펴본다.
지난 1월 22일 쇼핑호스트 신재은 씨(30)와 결혼한 방송인 조영구(41). 그런데 신 씨는 오는 4~5월쯤 출산 예정이다. 말 그대로 속도위반 결혼이다. 무려 열한 살 차이를 극복한 두 사람은 ‘임신 6개월’ 상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사실 신 씨와의 교제 사실이 알려진 뒤 결혼설이 불거질 때마다 적극 부인하던 조영구는 지난해 10월 중순 무렵에서야 양가 상견례를 마쳤다며 결혼 사실을 공개했는데 그 즈음 신 씨는 이미 임시 3~4개월쯤이었다. 조영구는 결혼설을 부인하며 신 씨 집안 부모의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었는데 결국 임신이라는 기쁜 소식이 이들의 결혼에 촉매제가 되어준 듯하다.
개그맨 이수근(34)은 열두 살 연하의 박지연 씨(22)와 3월 2일 결혼했는데 이들 역시 속도위반이다. 지난 해 12월 22일 결혼발표 기자회견에서 속도위반은 절대 아니라고 밝혔지만 지난 2월 초 이수근은 박 씨가 임신 10주째라고 밝혔다. 결혼 발표 직전에 임신이 돼 당시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
열한 살 연하의 프로골퍼 김현주 씨(24)와 결혼한 임창정(35) 역시 대표적인 속도위반 케이스. 이들 커플은 양가 허락을 받기 이전에 임신을 했다. 지난 2005년 10월쯤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은 그 즈음 2세를 잉태하게 된다. 11월 임창정의 모친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겨 김 씨가 간호를 도맡아 자연스럽게 허락을 받았고 곧이어 임창정이 김 씨 집을 찾아 인사를 했다. 양가 허락을 받은 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다음해 1월 상견례를 갖고 그해 3월에 결혼, 8월에 출산했다.
“신혼여행 가서 임신을 확인했으니 허니문 베이비”라고 주장한 김정민(38)의 피앙세인 재일교포 3세인 타니 루니코 씨(27) 역시 열한 살 연하다. 두 사람은 2006년 6월 1일에 처음 만나 8월 8일 라디오 방송에서 공개 프러포즈를 한 뒤 10월 21일 결혼식까지 모든 걸 초스피드로 치러냈다. 두 사람이 임신한 시점이 8월경이니 허니문 베이비보다는 프러포즈 베이비에 더 가까워 보인다.
역시 열 살 차이를 보이는 탤런트 이윤성(33)과 치과의사 겸 방송인 홍지호(43) 부부 역시 결혼은커녕 양가에 정식 인사를 드리기도 전에 임신을 했다. 2005년 1월 일본으로 결혼예비 여행을 떠났던 두 사람은 이윤성이 태몽을 꾼 뒤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두 사람은 2월 말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린 뒤 3월에서야 그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지난 8일 득남한 장혁은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상황. 두 살 연상의 예비 신부 김여진 씨와 장혁은 6년 열애 끝에 결혼에 이르렀다. 장혁이 병역비리 파동으로 군복무를 하는 동안 사랑이 굳건해진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아이를 가져 그 사실을 알게 된 6월 약혼식을 가진 뒤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장혁은 군 전역 이후 활발한 활동이 필요했지만 예비신부 김 씨의 나이를 감안해 결혼을 늦출 순 없어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출산과 결혼을 치렀다.
▲ 심은하-지상욱 부부(위), 결혼식보다 출산을 먼저한 강문영과 아이. | ||
서른네 살과 서른세 살의 다소 늦은 나이에 결혼한 김남주와 심은하 역시 속도위반으로 출산했다. 지난 2005년 서른네 살의 나이에 두 살 연상의 김승우와 결혼한 김남주는 그해 8월 임신 4개월째임을 밝혔지만 석 달 뒤인 11월에 출산해 실제로는 결혼 당시가 임신 4개월째였음이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2005년 10월에 결혼한 심은하 역시 다음해 3월에 출산했다. <일요신문>이 그의 결혼 사실을 특종보도할 수 있었던 까닭 역시 그가 산부인과에 드나든다는 사실을 먼저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노처녀 노총각 연예인들만 속도위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젊은 나이에 결혼하는 이들 가운데에도 속도위반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 대표적인 연예인은 스물두 살의 꽃다운 나이에 결혼한 장신영이다. 지난 2006년 11월 여섯 살 연상의 위승철 씨와 결혼한 그는 이듬해 4월에 출산했다. 결혼 사실을 9월에 발표했는데 이즈음 장신영은 이미 임신 3개월이었다. 양가 상견례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신영의 소속사에도 알리지 않은 채 결혼발표부터 먼저 한 이들 부부에겐 이런 이유가 숨겨져 있었던 것. 또한 스물 네 살의 나이에 결혼한 개그맨 김주현 역시 속도위반 출산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부인 이유경 씨는 결혼 당시 스물두 살이었다.
그런데 위의 경우처럼 반드시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속도위반 결혼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 석 달 만에 출산한 신영일 아나운서 지영선 씨 부부와 김창렬 장채희 씨 부부를 비롯해 오윤아 송훈 씨 부부, 강성범 이순애 씨 부부 등도 속도위반으로 결혼했다. 이들은 모두 결혼 적령기에 결혼했으며 연령차 역시 동갑내기에서 여섯 살 차이로 특이점을 찾기 어렵다.
물론 요즘 사회 전반의 흐름을 놓고 볼 때 속도위반 결혼이 워낙 많아 여기서 어떤 이유를 찾으려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일 수도 있다. 반대로 거듭된 연예인의 속도위반 결혼이 혼전임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깨는 데 일조한다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속도위반 부부들의 경우 여느 연예인 부부보다 금슬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혼 사례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뜨겁게 사랑한 이들이 부부 생활도 행복하게 이어가는 게 아닐까.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