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 덜 들여 설익었나
너무 일찍 언론에 노출된 탓?
지난 3월 12일 오후 언론사로 발송된 ‘강호성 명세빈 명의’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두 사람이 이혼에 다다른 가장 큰 이유는 상호간의 차이를 느꼈지만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혼 일정을 진행한 데 있다. 여기서 가장 큰 원인이 된 것은 열애 사실이 너무 일찍 언론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보도자료에서 이들은 사귀기 시작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시점에서 가을경 결혼할 예정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관계가 급진전됐다고 밝혔다. 실제 두 사람의 결혼설은 지난해 5월 한 여성지 6월호에 기사화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열애설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설을 부인하던 두 사람은 이내 결혼을 확정했고 8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보도자료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들이 지난 1월에 이미 이혼에 합의했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보도자료가 발송된 시점은 3월 12일이고 보도자료에 명시된 날짜는 2월 17일이다. 우선 2월 17일자로 보도자료가 작성된 까닭은 명세빈이 출연 중이던 EBS 요리 프로그램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하차한 뒤 이혼 사실을 발표하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명세빈은 2월 초 제작진에 사퇴 의사를 밝혔고 명세빈의 후임 MC로 결정된 박수홍이 2월 25일에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그렇다면 왜 3월 12일에 보도자료를 발송한 것일까. 명세빈의 측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연예가에 명세빈의 이혼설이 돌자 먼저 해명하는 게 깔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날짜를 고치지도 않은 채 언론사에 발송해 상당히 다급하게 보낸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언론 관계자들은 이혼설에 대한 언론의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되자 두 사람이 한 달가량 미루던 보도 자료 발송을 결정하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언론으로 인해 관계가 급진전되고 이혼 보도자료를 발송하는 과정에서도 언론의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지만 언론은 변수일 뿐 결정적 원인은 될 수 없다.
인생관·성격 차이 탓?
두 사람이 여느 연예인 부부들과 가장 달랐던 점은 결혼 이후 부부가 함께 인터뷰를 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오랜 기간 연예계에서 활동해온 명세빈의 경우 친분이 남다른 여성지 기자들이 여럿이고 강 변호사 역시 연예 관련 사건을 많이 담당해 연예부 기자들과 친분이 있는 데다 여성지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단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검찰청 전자신문인 <뉴스프로스>의 2007년 11월 1일자에 두 사람의 인터뷰가 실린 것. 기사에 실린 사진에서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다만 두 사람이 말한 ‘차이’가 무엇인지 살짝 엿보이기도 한다. 우선 강 변호사는 명세빈의 단점으로 ‘고집이 있어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라 얘기했고, 명세빈은 결혼생활의 불편한 점에 대해 ‘원래 틀을 좋아하는 자신과 달리 틀에 갇히는 걸 싫어하는 강 변호사가 더 힘들 것’이라 말했다. 또한 명세빈은 ‘직업으로 따지면 자신이 더 자유롭고 강 변호사가 보수적이어야 하는데 실제론 본인이 더 보수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부부 싸움에 대해서도 명세빈은 ‘자신이 먼저 화해하는 편이고 강 변호사는 좀 오래가는 편’이라고 말했고 강변호사는 ‘서로 조금 다른 스타일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런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게 그날 그렇게 행복해보이던 두 사람을 결국 이혼에 다다르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