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이유 대부분 ‘프리 혹은 결혼’
이 부분에 대해 KBS 아나운서실 동료들은 다소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고참 아나운서들 사이에선 고작 5년 일하고 힘들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박 아나운서가 그 누구보다 방송 욕심이 많았다는 부분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평소 일이 많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몰라도 의욕적으로 일하던 그가 힘들어서 사직하겠다는 얘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휴식과 자유로움이 필요한 것이라면 사직 대신 휴직이라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프리랜서 선언을 염두에 둔 사의 표명일까. 대부분의 아나운서 사표 제출이 곧 프리랜서 선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평소 방송 욕심이 많았던 터라 프리랜서를 선언한 뒤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박 아나운서는 이 부분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KBS 아나운서실 공식 커플인 최동석 아나운서와의 결혼이 임박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하지만 박 아나운서는 이 부분 역시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에 한 KBS 아나운서실 관계자는 “결혼이 임박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을 두고 아나운서실에서도 결혼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굳이 결혼을 위해 사표까지 제출할 필요가 있을까. 문제는 KBS 아나운서실 내에 아나운서와의 결혼 금지라는 관행에 있다. 아나운서실내 결혼 금지가 명문화된 규정은 아니지만 관례적으로 이어져 왔다는 것. 예를 들어 서기철 아나운서는 결혼을 앞두고 아나운서이던 아내가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고, 손범수 아나운서는 진양혜 아나운서와의 결혼을 즈음해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더 이상 아나운서실내 결혼이 금기시되진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사의를 표명한 박 아나운서에게 동료들이 최동석 아나운서와의 결혼 때문이라면 굳이 사직할 이유가 없다며 만류했었다는 후문이다. 그렇지만 결국 박 아나운서는 사의를 굳혀 봄 개편에 맞춰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