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역사인식 제고와 문화관광체육부의 관리지침 등 대책 마련 시급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서울중랑을)이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친일인명사전 등재 미술작가 소장품 전시 및 대여 현황>에 의하면, 대전시립미술관이 주최한 「광복70주년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에 김기창, 김은호 등의 작품을 대여하였고, 자신들이 주최한 <광복70주년 기념 한국근대미술소장품전>에는 이상범, 노수현 등 친일작가의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했다.
박홍근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서울중랑을). 사진=박홍근 의원실
국립현대미술관의 <광복70주년 기념 한국근대미술소장품전>에 작품이 전시된 이상범, 노수현 등은 대표적 친일 작가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들로, 이상범은 일제강점기 활동경력 때문에 해방 직후 결성된 조선미술건설본부에서 김기창 등과 함께 제외 당했던 인물이다.
노수현은 1942년 황군위문 부채그림을 그려 조선총독부에 헌납했고, 김은호 등과 전람회에 참여하여 출품작 판매수익금을 일본 육해군에 헌납하기도 했다.
<광복70주년 기념 한국근대미술소장품전>의 전시주제인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작품’, ‘광복의 기쁨을 담은 작품’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이들 작품 선정과정에서도 이상범, 노수현은 2014년 6월과 9월 열린 전시기획전체회의 및 검토회의에서 논의된 ‘전시 발의안’에 없는 등 공식 회의를 거치지 않고 포함되었다.
논란이 일자 국립현대미술관측은 “논란을 예상해 작품을 선정할 때 작품자체에서도 친일이 묻어나는 김기창, 김은호, 심형구, 김인승 네 명의 작가는 제외했다”며, “그러나 노수현, 이상범, 정종여은 일부 시기에 친일이 있지만 광복 이후에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 이런 작가들까지 빼면 전시할 작품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의 광복70주년 기념전에서는 논란을 의식해 제외시킨 친일작가 김은호, 김기창의 작품을 대전시립미술관의 「광복70주년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등 다른 광복70주년 기념 전시에 대여해 준 사실도 드러났다.
박홍근 의원은 “이상범과 마찬가지로 조선미술건설본부에서 제외 당했던 친일작가 김기창, 김은호가 우리의 역사와 시대정신을 습득할 수 있는 인물로 둔갑한 것으로, 다른 전시도 아니고 광복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전에 친일 논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몰역사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안이한 역사인식을 지적했다.
이어 박홍근 의원은 “친일작가들의 소장작품 관리나 전시에 대해서 실무자 몇몇의 판단에 맡길 것이 아니라 별도의 관리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며, 문체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대표적인 친일미술작가들의 작품 92점이 관리되고 있고, 2013~2015년 3년간 ‘명화전’‘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년전’등 104회 걸쳐 활발하게 전시 또는 대여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