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 떨어지면…” 청부 도청 의혹도
공운영 전 미림팀장의 주장에 따르면 미림팀의 ‘통상적인 도청’은 각계 인사들이 드나드는 요정과 호텔, 음식점 등지에서 무작위로 이뤄졌다. 미리 포섭해둔 요정 마담이나 음식점 사장 등을 통해 예약 상황을 체크한 뒤 각계 인사의 만남 장소에 도청기를 설치해 녹취하는 식이었다. 정·관·재계를 통틀어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사들은 모두 이 같은 ‘저인망식 도청’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미림팀의 업무가 통상적 도청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공 전 팀장 자신도 SBS와의 인터뷰에서 “그 일(도청)만 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특별한 오더가 오면 할 수 있는 거지. ‘보안에 문제가 생기겠다’ 그러면 미림을 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 전 팀장이 거론한 ‘특별한 오더’는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YS정부 당시 미림팀이 마치 권력실세의 사조직처럼 운영됐던 점으로 보아 실세 라인의 ‘하청’에 따라 특정 인사들을 미행·감시·도청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청부 도청’이나 ‘표적 도청’ 의혹이다. 실세 라인과 충돌을 빚거나 상대하기 껄끄러운 정·관·재계 인사들이 그 대상이 됐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별한 오더’를 받은 미림팀은 음식점 등지에서 이뤄지던 통상적인 도청 업무와는 달리, ‘표적’의 좀 더 깊숙한 사생활 영역까지 접근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공 전 팀장 자신이 “엄청난 충격”이라고 고백했을 만큼 치명적인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