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사랑하고 스피드에 푹~
이날 인터뷰는 이 한 마디로 시작됐다. 기자가 녹음기를 켜자 탄성을 내뱉은 그는 디지털 녹음기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평소 디지털 기기에 관심이 많은 그다운 반응이었다. 인터뷰 말미에 김태진 리포터는 김창완을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디지털의 감성을 동시에 지닌 연예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김창완은 젊은 디지털 세대들보다 더 젊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인터뷰 도중에 외제 스포츠카가 한 대 지나가자 그는 또 한 번 탄식했다. 스스로를 스피드광이라 소개한 그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그리고 자동차까지 달리는 것이라면 뭐든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목동 SBS 사옥에서 라디오 방송이 끝난 뒤 인터뷰가 진행됐는데 이날 그는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방송국을 찾았다. 집이 서초동인데 여의도에 갈 땐 자전거, 조금 먼 목동으로 이동할 땐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상당한 애주가이기도 하다. 와인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 그에게 와인을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와인뿐 아니라 술은 다 좋아하지. 요즘엔 위스키에 빠져서 살아요”라고 답한다. 심지어 인터뷰 도중에 휴대폰 카메라로 직접 찍어 둔 위스키 라벨을 보여줄 정도다. 곧이어 요즘 사랑에 빠진 위스키에 대한 예찬론이 이어졌다.
“위스키인데 와인처럼 맛이 다 다른 게 매력적이에요. 어떤 건 어릴 때 봤던 조개탄처럼 유황 냄새가 확 나고.”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가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얼마전 리포터 조영구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창완을 인터뷰했는데 TV를 보지 않는 그는 조영구가 어떤 사람인 지를 전혀 몰랐다고 한다. 이에 김태진 리포터는 “조영구 선배님도 처음 보셨다는데, 전 기대도 안했습니다”라고 화답한다.
TV 대신 그는 독서를 즐긴다. 책 얘기가 나오자 “요새 머리맡에 있는 책은 <숨겨진 우주>하고 숀 탠이라는 화가가 그린 <도착>이라는 그림책인데 진짜 슬퍼요”라며 이번엔 책 예찬론을 들려준다.
술을 사랑하고 스피드를 즐기며 책에 빠져 사는 김창완. 이 모든 것이 그의 영혼을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 팬들에게 더 좋은 음악과 연기를 선사할 수 있게 도와주길 기대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