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으로 연임했지만 ‘AI 전략’ 냉랭한 평가 속 주가 부진…성과급·구조조정 갈등에 창사 첫 파업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과 맞물려 일부 재무적 성과도 이어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8조 991억 원, 영업이익 7320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연결 기준 매출 1조 9421억 원, 영업이익 211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65.9% 증가했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2028년 3월까지 2년 연임을 확정했다.
연임 이후에는 AI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에도 나섰다. 최근 카카오는 보유 중이던 두나무 지분의 상당 부분을 매각해 약 2조 21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카카오는 해당 자금을 정 대표가 추진하는 AI 사업 고도화와 인프라 투자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AI 사업 구상을 밝혔다. 그는 “하반기 카카오톡 내 대화에서 시작해 결제까지 완료되는 에이전트를 누구나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중장기 비전은 5000만 사용자가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지난 3월 카카오톡 앱 내 일상 비서 서비스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선보인 데 이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카나나 2.5’ 공개도 앞두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관련 사업의 가시적 성과나 수익화 시점에 대해 신중한 평가를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1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 8000원에서 5만 8000원으로 낮췄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정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은 긍정적”이라면서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AI 도입을 통한 카카오톡 체류 시간 성장세 가속화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카카오 목표주가를 7만 원에서 6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과 함께 AI 에이전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기”라며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카카오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지난해 10월 29일 장중 6만 9700원(52주 최고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달 26일 장중 3만 2250원(52주 최저가)까지 하락했다. 30일에는 소폭 오른 3만 4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 “지속적인 주가 부진으로 깊은 심려를 안겨드린 점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으나 주가 흐름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기준과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의 약 13~14%를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며 1인당 약 1000만 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 장기보상프로그램으로 제공된 1인당 약 500만 원 상당의 제한조건부주식(RSU)도 별도 지급할 것을 요구 중이다. 이에 더해, 사측의 일방적 분사·매각·인력 감축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 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경영진의 경영 결과에 대한 책임이 직원 고용 불안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측과 노조의 단체협약 교섭이 지난달 결렬된 뒤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노조는 집단행동을 택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10일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29일에는 수위를 높여 종일 연차·오프(비근무 권한)를 활용한 2차 파업 성격의 ‘로그아웃데이’에 나섰다. 이번 단체행동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계열사 직원 약 2100명이 참여했다.
박성의 카카오 노조지회 부지회장은 지난 29일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다음 파업 방식 및 일정 등은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라며 “교섭 세부 내용은 비공개로 합의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 사태 국면의 원활한 수습 여부가 정 대표의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정 대표가 추진하는 AI 투자 재원 확보나 관련 성장 전략 추진 전반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노조 파업과 관련해 “현재 노조와 교섭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이견이 있는 상태”라면서 “노사 간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대화와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