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고환권과 생식기 세트를…”
▲ 생방송 라디오를 진행하다 발음이 꼬여 낯뜨거운 실수를 저질렀다는 김원희. | ||
개그우먼 출신으로 연기자로도 활동영역을 넓힌 바 있는 방송인 김혜영.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 쇼>를 들어본 적이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그는 오랜 기간 라디오와 함께해 청취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베테랑DJ들이기도 하다.
20년이 넘게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그의 라디오 사랑은 방송가에서도 정평이 나있는데 그것을 알려주는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1988년 5월 4일은 김혜영이 5월의 신부가 되던 날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그는 새하얀 신부화장을 받고 조심스럽게 웨딩드레스를 입으며 행복한 신부가 될 준비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그가 미용실을 나서서 향한 곳은 예식장이 아닌 방송국이었다. 12시부터 2시에 생방송되는 <싱글벙글 쇼>를 위해 3시 결혼식을 앞두고 부랴부랴 라디오부스에 앉은 것. 그는 생방송으로 자신의 결혼소식을 청취자들에게 알렸고 청취자들의 축하전화를 받으며 무사히 방송을 마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에서도 팩스로 원고를 받으며 서울에 있는 강석과 함께 이원 생방송을 진행해 방송관계자들로부터 대단한 DJ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을 정도.
김혜영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부모님께서는 무척 화를 내셨지만 다행히 신랑이 카메라맨출신이어서 이해해 줘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장수 DJ의 비결을 청취자와의 약속과 가족들의 믿음이라고 설명했다.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에도 청취자들과의 의리 하나로 <싱글벙글 쇼>를 지키고 있다는 김혜영. 그가 라디오부스에 계속 있는 한 청취자들의 마음은 언제나 싱글벙글할 것이다.
DJ와 게스트의 만남은 단순히 한 번의 방송출연을 넘어 잊지 못할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 쇼> | ||
30년 가까이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DJ 겸 탤런트 오미희는 잊지 못할 게스트로 가수 비를 언급한다. 5년 전 비가 2집 활동을 시작할 무렵 오미희가 진행하던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당시의 일이다. 오미희는 당시 젊은 가수들이 출연하면 그들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사연을 읽게끔 하고 선물을 소개해주는 정도의 역할을 맡겼다고 한다.
그날 역시 게스트인 비에게 청취자의 사연을 읽게끔 했는데 그 사연은 한 아이가 엄마에게 단풍잎을 선물해서 엄마가 아이로부터 가을을 선물 받아 행복해했다는 이야기였다.
오미희는 사연을 읽은 비에게 “비 씨는 엄마에게 어떤 가을을 선물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었고 비는 당황하며 “사실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예쁜 싱크대를 사드리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노래가 나가는 동안 오미희는 비에게 방송인으로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사과와 함께 자신이 겪은 힘들었던 이야기 등을 들려주며 진심으로 그를 위로했다고 한다. 후에 비는 한 특집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만든 일곱 명의 인물로 프로듀서 박진영, god의 김태우 등과 함께 오미희를 꼽은 바 있고, 이에 오미희 역시 비의 칭찬이 개인적인 문제로 힘들었던 당시의 자신에게 큰 힘이 됐다고 화답했다.
▲ 박수홍. | ||
“사연 보내 주신 ○○동의 아무개 씨에게는 15만 원 상당의 의류교환권과 생식세트를 보내 드리겠습니다”라는 멘트를 하려 했으나 발음이 꼬인 나머지 “아무개 씨에게 저희가 정성스럽게 마련한 의류고환권과 생식기 세트를 보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것. 생방송 중이던 그의 멘트가 전국에 울려 퍼졌음은 두말할 나위 없었다.
박수홍 역시 청취자의 프러포즈 사연을 읽던 도중 민망함에 고개를 들지 못한 기억이 있다. 프러포즈 사연에 걸맞게 잔잔한 음악이 깔리면서 박수홍은 “아무개 씨~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봐요~ 밤하늘에 별빛이~”로 이어지는 대목을 내용을 내심 분위기 있고 차분하게 잘 읽어내려갔다. 아니 그랬다고 본인은 생각했다. 그런데 라디오프로그램의 게시판에 갑자기 항의성 글이 줄을 이었다고. 알고보니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봐요~”를 박수홍이 “항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봐요~”라고 발음해버린 것. 그야말로 라디오 역사에 길이 남을 대박 실수가 아닐 수 없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