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뉴스화면 캡처
서울서부지검(부장검사 이기선)은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의경대원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서울 은평경찰서 소속 박 아무개 경위(54)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은평경찰서는 박 경위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공무원·헌병·의경 등 13명의 참고인을 추가로 보완 조사하고, 구파발 검문소 압수수색, 프로파일러에 의한 심리분석, 거짓말탐지기 조사 등을 실시했다.
검찰조사 결과 박 경위는 실탄이 발사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탄환의 장전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가슴을 정조준해 격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검찰은 살인에 관한 국내 및 미국과 독일의 판례, 학설 등을 검토하고 검찰시민위원회 심의 결과 등을 종합해 박 경위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했다. 또한 박 경위가 사고 이전에도 권총으로 의경을 협박하고, 총기 출납대장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을 밝혀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협박),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박 경위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 55분쯤 은평구 구파발검문소 1생활실에서 의경 3명이 자신을 빼고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다 없애버리겠다”며 소리쳤다. 이어 박 경위는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제거한 후 박 의경의 70㎝ 앞에서 심장부위를 쏴 박 의경을 현장에서 숨지게 했다.
검찰 측은 “프로파일러 심리분석결과에 따르면 박 경위가 따돌림을 당한 나머지 피해자에 대한 의도적 공격(발사)으로 나간 것으로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살인 고의가 아닌 중과실이 인정될 경우를 대비, 중과실치사죄를 예비적으로 기소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