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YTN 뉴스화면 캡처.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통영함 장비 납품 과정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황기철 전 총장에 대해 “당시 문제 있는 장비라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황 전 총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주된 이유는 황 전 총장과 비리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오 아무개 전 대령(58)이 검찰에서 대부분 인정했던 혐의 부분에 대해 법정에서 진술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다. 또한 통영함 장비 선정 과정이 엄밀하게 진행되지 않은 점 역시 무죄가 선고된 근거가 됐다.
앞서 오 전 대령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문제가 많은 장비라고 인식했다. 황기철 전 총장에게 문제를 지적하면서 구매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지만 황 전 총장이 그대로 진행하라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황 전 총장에 보고할 당시는) 뭐가 문제인지도 몰랐다”고 진술을 뒤집었고, 재판부는 법정 진술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황기철 전 총장과 오 전 대령이 (문제의 장비가) 조건을 충족하지도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거나, 황 전 총장과 오 전 대령에게 문제의 장비들을 배제할 의무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당시 군 보고서를 보면 해당 장비가 문제가 있는 장비라는 기재가 없다”며 “당시 군은 ‘실적장비(다른 함정에 탑재된 적이 있는 장비)’와 ‘개발 중인 장비’를 구별해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통영함 장비 납품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최 아무개 전 중령(48)에 대해서는 징역 7년과 벌금 1억 원, 추징금 1억 원 등을 선고했고, 군 로비스트로 활동하며 황 전 총장 등에게 장비 납품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된 김 아무개 전 대령(62)에게는 징역 4년, 추징금 4억 8200만원을 선고하며 실형을 내렸다.
또한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미 방산업체 H사 대표 강 아무개 씨(43)에 대해서는 징역 2년 6월의 실형, 군수품 중개업체 N사 김 아무개 이사(40)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각각 선고했다.
한편 황기철 전 총장은 지난 2009년 통영함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 구매 사업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군에서 요구하는 작전운용 성능에 못 미치는 H사의 장비가 납품되도록 절차를 조작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로 지난 4월 기소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