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꼬리표 떼려 더 열심히 해요
▲ 데뷔 이후 김옥빈은 정말 다양한 역할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벗어서 떴다?
이재용 감독과 호흡을 맞춘 영화 <다세포소녀>에선 원조교제에 빠진 여고생, 여균동 감독과 만난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에선 조선 최고의 기생으로 출연한다. 원조교제에 기생이라 어느 정도의 노출까지 예상되는 터라 여배우들이 다소 꺼릴법한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두 편 모두 노출 장면은 전무했다. 둘 다 코믹에 더 중점을 둔 영화인데다 원조교제와 기생에 대한 선입견을 뒤엎어 버린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는 다르다. 남편(신하균 분)이 있지만 뱀파이어(송강호 분)와 사랑에 빠지는 태주 역할을 맡은 김옥빈은 노출 수위에 대한 전권을 박 감독에게 일임했다.
그런데 최근 <박쥐>에 에로배우가 김옥빈 대역으로 출연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김옥빈은 “영화 <박쥐>에 관한 사안은 개봉이 다가오면 말씀드릴게요”라고 답할 뿐이다. 대역 논란에 대해서도 영화사에 물어보라는 답만 들려줄 뿐이다.
김옥빈의 소속사 관계자는 “촬영 단계부터 영화사에서 엄청나게 보안 유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 <박쥐>에 대해선 말하기 곤란하다”고 얘기한다. 다른 채널을 통해 확인 결과 에로배우가 딱 한 장면에서 김옥빈의 대역 배우로 출연했다고 한다. 다만 노출보다는 너무 위험한 장면이라 배우 보호 차원에서 대역 배우를 쓴 것이라고. 긴 장면은 아니고 극중 ‘태주’가 높은 곳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짧은 장면이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제외한 모든 노출 장면은 김옥빈이 직접 소화했는데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후문.
▲ <1742 기방난동사건>의 김옥빈. 사진제공=도로시 | ||
야하지 않은 조선 최고의 기생은 어떤 매력을 가진 인물일까. <1742 기방난동사건>의 여균동 감독은 “고혹적인 자태가 아름답다”고 얘기한다. 고혹적인 자태, 멋진 표현이지만 이를 위해 김옥빈에겐 정말 많은 준비와 노력이 불가피했다.
“기생을 조선시대의 예능인이라고 이해했어요. 이를 표현하기 위해 시와 서, 가무 등을 모두 직접 소화하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배워야 했어요. 특히 고전무용과 해금을 배우는 데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였는데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돼요.”
사실 김옥빈은 이번 영화 이전부터 뛰어난 춤 솜씨로 유명했다. 짧은 원피스와 하이힐의 의상에도 불구하고 긴 머리를 흔들며 섹시한 댄스를 선보이는 CF 촬영 장면이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가 전 세계 네티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을 정도다. 이런 그의 끼가 영화 <1742 기방난동사건>에선 고전무용으로 발산된 것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
그렇지만 가장 뛰어난 김옥빈의 저력은 연기에 대한 집중력과 열정에 있다. 한번은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단 4초 만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 제작진을 깜짝 놀라게 만든 그다.
“아무래도 집중력은 조금 좋은 편인데 집중할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큰 것 같아 고민이에요. 감독님들한테도 이 부분을 가장 자주 지적받아요.”
귀신, 베트남 처녀, 가난한 여고생, 사기꾼, 백댄서, 사채업자, 기생, 그리고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진 여인까지, 데뷔 후 김옥빈은 정말 다양한 역할로 변신을 거듭해왔다. “얼짱 출신이라는 이름표를 떼기 위해 더 열심히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려 노력했어요. 캐릭터에 쉽게 빠져드는 게 장점이라면 쉽게 못 빠져 나오는 게 커다란 단점이죠. 가끔은 내가 성격파탄자가 아닌지 고민되기도 할 정도인데 그런 과정이 모두 제겐 소중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