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지름길·신당 갈림길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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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선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시장 후보 물망에 오르는 사람들. 왼쪽부터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오세훈 전 한나라당 의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노 의원은 최근 한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 ||
먼저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까지 계속 대연정 국면으로 정국을 이끌어갈 경우, 지방선거가 대연정 제안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띨 수 있다. 현재로선 야당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그때까지 경기회복과 함께 여당의 대 국민 설득 작업이 들어맞는다면 지방선거 결과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주자들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끈다면 대권 후보까지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여권도 정동영 김근태 장관 등이 당으로 복귀해 선거를 이끌어 선전한다면 후보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결과가 된다.
이밖에도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이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고정표’가 많은 한나라당이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하지만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실시로 열린우리당은 꿈에도 그리던 영남권 교두보 확보가 확실시된다. 또한 기성 정치권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그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생 야당의 대약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서울-진대제 오세훈 노회찬 ‘바람아 불어라’
서울시장 자리는 향후 차기 대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지방선거의 꽃이다. 또한 정치권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인 데다 당내 역학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천 작업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먼저 열린우리당 후보로는 김한길 유인태 신기남 김영춘 의원 등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그리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재오 홍준표 박진 의원 등과 오세훈 전 의원이 거명된다. 이밖에 박세일 전 의원도 박근혜 대표와의 교감 아래 전격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전 의원과 김성순 전 의원을 공천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노회찬 의원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 열린우리당에서 진대제 장관이, 한나라당에서 오세훈 전 의원이 각각 1위로 나온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내에 ‘조직표’가 없는 진 장관이 후보로까지 올라서기에는 어려운 여정이 예상된다. 오히려 오래 전부터 시장 자리를 눈여겨 봐 온 김한길 의원이 튼튼한 당내 지지를 발판으로 후보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고전이 예상되는 여권으로서는 강금실 전 장관이나 추미애 전 의원 등의 ‘잔다르크’를 전격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도 뚜렷한 주자가 없어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현재로서는 오세훈 전 의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오세훈 전 의원의 경우, 차기 시장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한 사석에서 “오 전 의원은 괜찮은데 정치권을 떠난 사람이 다시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복귀 명분이 뚜렷하지 않아 좋은 카드는 아닌 것 같다”는 부정적 발언을 한 바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그럼에도 오 전 의원은 각종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어 본인의 의지에 따라 ‘큰 뜻’을 펼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당내에서는 맹형규 정책위의장과 홍준표 의원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앞뒤를 재보며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차기 시장 후보가 마땅치 않을 경우, 박세일 전 의원이나 ‘재야’에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민노당 노회찬 의원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2일 전문여론조사기관 ‘더 피플’의 설문조사에서 18.6%의 지지로 여야 후보 모두를 제치고 1위로 뛰어올라 내년 선거에서 큰 변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각종 조사에서 무응답층이 50%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의 지지도는 ‘거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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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김진표 교육부총리,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 | ||
1천만여 명이 모여 사는 경기도의 지사 자리도 서울시장과 함께 차기 대권도 노려볼 수 있는 힘 있는 자리다. 역대 선거에서 수도권이 대권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 지사를 통해 2007년 대선 전망도 미리 해볼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한 선거다.
그래서 여야는 경기도 지사 후보에 ‘거물급 인사’들을 후보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부천시장 출신인 원혜영 정책위의장, 천정배 법무부 장관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손학규 현 지사가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전재희 김문수 김영선 이규택 남경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차기 주자로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가장 앞서고 있다. 지난 9월2일 <경기일보>와 ‘더 피플’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 부총리가 1위(19.4%)에 올랐고, 뒤를 이어 원혜영 의장(8.4%), 배기선 사무총장(4.4%) 등의 순이었다.
한나라당은 남경필(18.5%) 김문수(16.8%) 의원이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이규택 최고위원(13.7%), 김영선 최고위원(5.9%)과 전재희 의원(5.0%), 원내수석부대표인 임태희 의원(4.8%)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경기도 지역의 정당별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39.7%의 지지율을 기록, 가장 앞섰고 열린우리당 20.2%, 민주노동당 12.2%, 민주당 3.3%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근거로 보면 한나라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경우 고위 관료 출신의 정치인이 없어 후보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향후 거물급 외부 인사를 영입, 서울과 더불어 수도권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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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상수 인천시장(왼쪽),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 | ||
인천은 한나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안상수(한나라당) 현 시장이 대과 없이 시정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그의 재선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여기에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윤성 의원이 재출마 의사를 밝힐 경우 두 사람의 공천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인천일보>와 ‘더 피플’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시장 후보로 이윤성 의원이 32.8%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 22.5%에 그친 안 시장을 10.3%포인트나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 절반 이상이 안 시장의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안 시장의 공천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유필우 최용규 의원 등은 지명도가 낮아 일각에선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나 김대환 노동부 장관 등 ‘거물급’을 전격 투입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현재 거명되는 인사들에 대한 지지도도 낮은 편이다. 시민들이 전·현직 장관 이상의 중량급 인사에 대한 ‘전략 공천설’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최용규(11.2%) 유필우(9.1%) 이호웅(8.8%) 의원 등이 8∼11%대의 저조한 지지율로 오차 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