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박’이면 필승인데…
최근 한길리서치가 노무현-박근혜 회동 뒤 벌인 긴급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발언이 내각제로 가는 복선을 깔고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대통령제 4년 중임제’에 ‘정·부통령제’로 조기 개헌을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길리서치에서 정·부통령제를 가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해본 결과 박근혜-이명박(무순) 팀이 최강의 조합군으로 선정되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정동영 대통령-강금실 부통령 후보 △박근혜 대통령-이명박 부통령 후보 △고건 대통령-추미애 부통령 후보 등 3팀이 대결할 경우 박근혜-이명박 동반티켓의 지지율이 36.3%로 가장 높았고, 고건-추미애 팀이 27.3%, 정동영-강금실 팀이 17.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팀은 그대로 두고 이명박 대통령에 박근혜 부통령 후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도 이명박-박근혜 팀이 38.7%, 고건-추미애 팀 25.0%, 정동영-강금실 팀 19.8% 등의 순으로 나타나 한나라당 커플의 조합이 현재로선 ‘최상’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보면 약간의 수치차가 있긴 하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대표가 부통령 후보로 나설 때 필승 구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의 후보들이 마음을 비우고 최강의 조합을 이룬다면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얘기.
하지만 문제는 그리 녹록지 않다. 먼저 이명박 시장은 “노무현 체제 아래에서 개헌을 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현 대선 체제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박 대표든 누구든 팀을 이뤄 대선에 나갈 수는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생각이다.
그러나 박 대표측에서는 러닝메이트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박사모’ 등 박 대표 주변 그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명박 부통령’ 조합이 최상이라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 개헌시 선호하는 권력구조로는 대통령 4년 중임 및 정·부통령제가 41.4%로 가장 많았고, 내각제 31.8%, 이원집정부제 8.2%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내각제 지지율이 예년의 20%대에서 30%대로 진입한 것을 놓고 보면, 최근의 내각제 개헌론도 국민들의 편견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지 않느냐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