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영정이라니…참지 않을 겁니다”
아프리카TV BJ 이 아무개 씨가 방송 도중 “자신의 여자친구를 성상납했다”는 폭로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바로 지난 5일 방송된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시작됐다. 과연 당시 방송에서 어떤 얘기가 오간 것일까. <일요신문>에선 당시 문제가 된 이 씨의 성상납 폭로 방송 풀버전 영상을 입수했다.
해당 방송에서 이 씨는 “어떤 분이 원하셔서 저랑 교제하고 있는 제 여자친구가 뻔히 있는데도, 베스트 BJ 준다는 말에 제 여자친구를 그 분이 잘 보여야 하는 분에게 소개해 주라고 해서 그날 제 여자친구가 그분 집에서 잤습니다”라고 말했다. 술에 취해 다소 횡설수설하며 시작된 폭로였다. 이어 이 씨는 “전화를 한통 받았어요. 네 여자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과 술을 한잔 먹고 있는데, 네 여자친구가 우니까 그 사람이 많이 아파한다. 우리 언제 볼래?”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 나갔다. “여의도에 있는 어떤 아파트를 갔죠. 저는 다른 방을 썼고요. 그 분의 지휘 하에 제 여자친구랑 어떤 분이랑 잠자리를 가졌죠. 정확히 말씀 드립니다. 떡을 쳤죠”라고 핵폭탄급 발언을 내뱉고 잠시 머뭇하는 사이, 아프리카TV 운영자가 들어와서 해당 방송을 곧바로 강제종료 시켰다. 그렇게 이 씨의 성상납 폭로 방송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미 해당 방송을 본 이들을 중심으로 소문이 확산됐으며 당시 방송 영상이 온라인에 떠돌기 시작했다. 이렇게 문제가 커지자 이 씨는 지난 6일 오후 디시인사이드 인터넷방송갤러리에 직접 글을 올렸다. 한데 여기서도 이 씨는 “저랑 무관한 분들 혹은 제 방송, 사생활에 엮여 피해 보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자신의 성상납 주장을 부인하진 않았다.
이 씨의 성상납 폭로 방송 이후 네티즌들은 아프리카TV 베스트 BJ A 씨를 주목하고 있다. 우선 문제의 5일 폭로 방송에서 이 씨가 직접 A 씨의 이름을 거론했다. 당시 방송은 누군가에 대한 이 씨의 서운함을 토로하는 내용으로 시작됐는데 그 대상이 A 씨라고 지목된 것은 아니지만 정황상 그 대상 역시 A 씨로 보인다. 따라서 네티즌들은 A 씨가 이 씨의 성상납 폭로에 연루된 인물 가운데 한 명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의혹은 점점 더 커졌다. 이제는 이 씨의 지난 5일 방송뿐 아니라 과거 방송까지 뒤늦게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B 이사라는 인물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폭로 방송 이후 BJ A 씨는 자신의 인터넷방송에서 시청자들의 해명 요구를 받았지만 “아프리카 방송 하다보면 별의별 일들이 많다”는 애매한 말을 했을 뿐이다. 이에 기자는 A 씨의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A 씨의 SNS 등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그렇다면 성상납 폭로 방송에 대한 아프리카TV의 입장은 무엇일까. 아프리카TV 측은 “현재 진위여부를 파악 중이며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다”며 “상세 내용에 대한 정확한 확인을 거친 이후, 법적 조치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BJ A 씨와 B 이사 등에 대해서도 “관계가 있다고 거론되는 사람들에 대해서 다각도로 파악 중에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려줬을 뿐이다.
이 씨는 이미 아프리카TV로부터 영구방송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 이유에 대해 아프리카 TV 측은 “아프리카TV 이용약관 제13조 이용고객의 의무 중 제2항 회사의 업무에 방해가 되는 행위,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와 내부 콘텐츠 가이드라인 제5항 미풍양속위배 방송에 해당돼 영구정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 13일 이 씨의 인터넷 방송 복귀가 이뤄졌다. 아프리카TV가 아닌 또 다른 인터넷방송 플랫폼, 팝콘티비를 통해 이 씨가 인터넷 방송을 재개한 것. 기자 역시 이를 생방송으로 시청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 씨는 “오늘 아침에 영구정지 결론이 났다. 지난 일주일 동안 본사에 세 번 불려가 임원진과 상담을 했다”고 아프리카TV에서 영구방송정지 처분을 받은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성상납) 관련 인물들은 전부 다 제재가 들어갈 것”이라며 “관련 정보를 (아프리카TV에) 모두 넘겼다”고 밝혔다. 이 씨는 성상납 연루자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직접 읽어 주며, 자신의 성상납 폭로가 명백한 사실임을 강조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없다”는 말로 성상납을 받은 인물 가운데 아프리카TV 관련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방송 내내 억울함을 호소한 이 씨는 “확실한 거는 저 혼자 ‘영정’(영구방송정지) 되는 상황이 오면, 저는 참지 않을 겁니다”라며 추가적인 폭로가 이뤄질 수도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2일 시민단체 클린UCC(대표 유영기)는 검찰에 이 사건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같은 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조만간 실시간 방송 사업자들과 함께 건전한 방송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관건은 아프리카TV가 어떤 조치를 내리느냐다. 이 과정에서 BJ A 씨 등 의혹에 연루된 이들도 징계를 받을지 여부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A 씨는 거듭되는 의혹에 “루머를 계속 퍼트리는 이들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진정서를 받은 검찰이 관련 수사를 진행하느냐다. 이 씨의 주장처럼 성상납이 이뤄졌다면 그런 불법 행위 자체로 당연히 사법 처벌 대상이 되는 데다 만약 이 씨의 주장이 허위라면 이는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사법 처벌의 대상이 된다.
정재훈 인턴기자 skjj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