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는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어 20년간 영화 제작이 금지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테헤란 시내에서 직접 노란색 택시를 몰고 다니며 승객들과 함께한 일상을 촬영한 로드-멘터리이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20년간의 영화 연출과 해외 출국 금지, 언론과의 인터뷰 금지라는 중형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제작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연히 탄 택시 안에서 ‘만약 감독이 아니라 택시 운전기사가 되어 승객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면 자유롭게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테헤란 시내를 돌며 승객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촬영한다면 영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택시를 탄 승객 중 몇몇은 그가 영화감독인지 알아 보고 최소한 택시 안에서만이라도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꺼주길 원했고 그는 영화가 제작된 후에 출연한 승객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전문 배우들이 아닌 지인들과 지인의 지인을 섭외했으며 택시 안에 한 손으로도 들 수 있고 계기판 옆 티슈통에 감출 수 있는 초소형 크기의 블랙매직 카메라 세 대를 설치했다.
이처럼 택시의 주연부터 각본, 연출, 촬영, 조명, 편집까지 모든 것을 혼자 작업하며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자유로움 속에서 영화를 완성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택시기사로 변신했던 15일을 마치 ‘꿈’ 같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민지현 온라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