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장점 살린 정치화합 중요”
“단도직입적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 국정교과서라는 것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하나만 요구하는 것이다. 정치인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입장으로서도 정부의 국정교과서 전환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역사는 변할 수 없는 사실이고 기록이다. 그러나 시대와 관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과 열린사회를 인정하지 않는 것, 그것은 역사 인식과 활용 측면에서 퇴행이다. 정부는 현재의 역사교과서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 과장하고 있다며 국정교과서를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하지만 그러한 확정적인 생각, 편향적인 사고가 오히려 역사왜곡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평소 지역 중심의 정치를 강조한다.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로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공개편지를 보낸 것으로 안다. 그 이유가 뭔가.
“이종걸 의원은 의왕시 예비군부대 167연대 3대대 중 2개 중대를 기존부대에 편입하는 것을 이유로 안양교도소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데 수긍하기 어렵다. 지방재정에 대한 고민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은 단편적 발상이다. 안양의 재정자립도는 2011년에 59.6%에서 2015년에 45.1%로 하락했다. 인구도 60만 명이 안 된다. 만안구에는 재개발 등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고 동안구도 신도시가 들어선지 30년이 되면서 재정 수요도 많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세수가 늘어날 여지가 없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참으로 답답하다. 안양교도소 이전은 안양의 미래라는 큰 틀에서 바라볼 때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교도소 이전을 통한 부지 개발은 안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교도소 이전부지와 대한전선, 인덕원 그린벨트를 풀어서 판교테크노밸리와 연계하고 필요시 시청을 만안구로 이전하는 큰 그림으로 안양의 미래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경기도 연정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가 우수성을 인정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의장이 바라보는 경기도 연정은.
“경기도 연정은 도민에게 희망을 주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최초의 시도로 일부의 우려가 있지만 새로운 정치모델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본다. 경기도와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간 연정하려던 것을 제가 주도해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연정으로 중심축을 바꿨다. 진정한 연정은 부지사 1명을 추천하고 받고 이런 것이 아니고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치와 남경필 지사의 철학을 공유하면서 그 속에서 도민에게 좀 더 바람직한 정책을 개발하고 그것을 통해 도민에게 희망을 주고 도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연정의 근본 취지가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연정의 한 축으로써 잘 살피고 보완할 부분은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 아울러 의회 본연의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건설적 비판과 대안 제시를 철저히 해 집행부와 의회 간의 건강한 긴장관계도 유지토록 하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의회 분위기가 뜨겁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의장의 견해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정의 틀 내에서 소통과 화합의 분위기 아래 의원 스스로 자중하고 통제하던 모습이 총선을 앞두고 많이 와해되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달부터 누리과정 예산,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 다양한 이슈에서 양당 간 갈등을 표출하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지난 15일 본회의장에서는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져 경기도의회 의장으로서 도민에게 민망하고 죄송스런 마음이다. 경기도의회가 이렇게 당리당략에 이끌려 중앙의 정치판을 답습하고 꼭두각시처럼 대리전을 펼치는 모습이 현 지방자체의 한계이자 진정으로 지방자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경기도의회는 1280만 도민의 눈과 귀가 보고 듣는 민의의 전당이다. 도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이견이 있으면 다툴 건 다투되 공인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합의제 정치 본연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앙정치권은 국민을 좌지우지하거나 편가르기식의 소모적 논쟁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진정 시급하고 중요한 사회 경제적 현안을 먼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정치화합은 정치연대가 아닌 국민통합을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야만 한다. 중앙과 지방은 수직적 통제 관계가 아니고 상생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 중앙은 국방, 통일, 외교라는 큰 틀 속에서 국가 비전의 방향을 잡고 지방정치는 생활정치, 민생정치라는 틀 안에서 다양성과 창의성이 보장된 가운데 상생하면서 함께 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이다. 지방의 특징과 장점을 잘 살린 정치화합만이 지방자치 실현과 민주주의를 계승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더 큰 바람이 있다면 국민이 원하는 합리적인 정치를 위해 판을 바꾸는 혁명적인 정치를 기대한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