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연기가 자꾸자꾸 땡겨
▲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자신의 이름 앞에 적힌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너무도 사랑하는 유지민은 어릴 때부터 연기에 ‘중독’됐다며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한다.
2006년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를 시작으로 <헬로 애기씨> 등에 출연하며 연기경력을 쌓은 유지민은 얼마 전 한 이동통신사의 모바일 프로그램 리포터로도 활동했다. 남들이 보기엔 어릴 때부터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베테랑이지만 유지민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내젓는다.
“부모님 반대가 심하셨어요. 결국 설득 끝에 무용으로 진학을 하게 됐죠. 대학 입시 때도 부모님께 졌어요. 연극영화과에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어머니가 절 붙잡고 ‘연기를 하더라고 무용과로 진학하면 도움이 될 테고, 혹시 연기로 성공을 못하더라도 네 전문 분야는 있어야 한다’며 설득하셨죠. 하지만 어떻게 중독자를 이기겠어요(웃음)? 끈질긴 제가 이겼죠. 아버지는 아직 잘 모르시지만 어머니는 늘 제 스케줄에 동행하면서 적극 지원해주세요.”
하지만 얌전한 외모와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오디션에서 떨어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중 가장 안타까웠던 오디션은 올해 상반기 최고 히트 드라마로 꼽히는 <꽃보다 남자>였다. 당시 고 장자연이 연기했던 악녀 3인방의 역할을 놓고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대본을 받은 지 10분 만에 오디션 장에 들어가는 바람에 발음이 꼬였다고. 유지민은 “현장에서는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이었는데 결국 떨어졌다”며 “지금도 아까운 역할 중 하나”라고.
연기에 대한 일념 하나로 수많은 오디션을 보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 특히 대본이 따로 주어지지 않는 오디션 때는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의 예지원이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던 독백연기를 빼놓지 않는다. 눈물연기에 일가견이 있다는 유지민은 “가슴 깊이부터 몰입하는 게 내 눈물연기의 노하우”라며 “덕분에 오디션 때마다 눈물을 흘리지만 이 연기를 하면 반응이 좋다”고 웃는다. 더욱이 유지민을 캐스팅한 감독들에게 그의 별명은 볼수록 매력있다는 뜻의 ‘볼매’라고 하니 평소 좋아하는 연기자 예지원의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아직은 펼쳐야 할 연기의 꿈이 너무나도 많은 유지민. 그가 꿈꾸는 연기는 무엇일까.
“연기자로 살면서 최대한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무조건 자연스러워야죠. 최근 드라마 중에선 <바람의 화원>, <내조의 여왕>이 정말 욕심났죠. 문근영 김남주 선배님이 소재가 다소 독특한 극 안에서 마치 현실 속 캐릭터인 것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늘 꿈꾸는 것도 연기라고 느껴지기보다는 현실처럼 공감할 수 있는 연기자거든요. 앞으로 지켜봐주세요. 유지민입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