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가 개발한 저속 덕트 조류발전장치가 홍콩 골드코스트 앞 교각 밑에 설치돼 7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성능을 입증했다.
[일요신문]인하대학교(총장 최순자)가 국내 최초로 ‘저속 덕트 조류발전장치’를 개발해 지난 3월 31일 홍콩 앞 바다에 설치, 10월 31일까지 7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성능을 입증했다고 2일 밝혔다.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조철희 교수팀이 개발한 저속 덕트 조류발전 시스템은 강, 하천, 해안가 등 항상 흐르는 물을 이용해 날씨나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공해 없는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바다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차례 있었으나 주로 유속이 높은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하는데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하대가 주관하고 홍콩씨티 대학이 참여해 개발에 성공한 ‘저속 덕트 조류발전장치’는 저속(0.4m/s)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기존의 높은 유속에서만 발전할 수 있다는 개념을 깨트린 획기적인 장치이다. 이는 조류발전장치에 덕트 기술을 접목해 터빈의 유속을 증폭시켰고 효율이 높은 커플링 기술이 적용되었기에 가능했다.
기술 개발은 홍콩의 시노(Sino) 그룹이 유속이 매우 낮은 홍콩 해안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차원에서 이 분야의 오랜 연구와 기술력을 축적한 인하대가 기술을 개발하고 홍콩씨티대학이 참여하는 형태로 시작됐다. 이를 통해 홍콩 골드코스트 앞 교각 밑에 인하대가 개발한 ‘저속 덕트 조류발전장치’를 설치하게 됐으며 LED 패널을 켜기 위한 전기를 성공적으로 생산했다.
이번에 개발된 시작품은 26W의 시설용량으로 약 20개 LED 전구의 4시간가량 점등이 가능하지만 홍콩 시노(Sino) 그룹은 추후 홍콩에 50W급 장치를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등 성공적인 저속 조류발전시스템의 용량을 키워 홍콩의 여러 지역에 적용할 계획이다.
인하대는 저속 조류발전장치의 개발 및 홍콩 현장 설치를 통해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입증하는 한편 새로운 개념의 실용화를 통해 낮은 유속에서 클린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바다의 섬지역 뿐만 아니라 강이나 하천, 수많은 발전소의 방수로에도 적용이 가능해 대체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조철희 교수는 “우리나라의 많은 섬지역에서는 디젤로 전기를 생산해 사용하고 있으나 이번에 개발된 저속 조류발전 장치가 적용된다면 분산형 발전을 통해 섬지역에 자체적으로 클린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