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전북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에 불법 건축물이 무더기로 들어서며 원형 훼손 논란을 빚자 결국 군산시가 퇴출이라는 칼을 빼어 들었다.
5일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8월 철길마을 신규 불법건축물 17동에 대해 건축법 위반 혐의로 군산경찰서에 고발 조치하는 등 단속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는 고발과 함께 국유지 관리기관(기획재정부, 자산관리공사)과 협의를 거쳐 2차례 불법건축물 자진철거 명령도 내렸다.
지난달에는 주민간담회를 개최하고 거주지 마련을 위한 기간연장과 경미한 수선의 구조안전 자문 등 행정지도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현재까지 위반건축물 3개 동이 자진철거를 했다.
최근 이곳에 불법건축물 수십 채가 들어서면서 자칫 방치하다가 한국 근현대사 풍경이 훼손되는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보고 강력 대처에 나선 것이다.
이 철길은 1950년대 말에 쌀과 목재를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됐다. 옛 군산항에서 세풍제지(현재 페이퍼코리아)까지 연결된 철로라고 해서 일명 ‘세풍선’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활용도가 떨어지며 2008년 운행 중단됐다.
그러나 한국 근현대사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판잣집이 철길 양쪽으로 나열돼 사진 애호가들의 단골 방문지로 각광받고 있다.
철길 양옆으로는 판잣집 100여 채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불법건축 근절에 대한 건축주의 자발적인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불법 건축물에 대해서는 자진 철거하도록 유도한 후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