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무기 달린 소나무 ‘후덜덜’
사건이 발생했던 날, 메이스는 소나무 아래 앉아 책을 읽으면서 콜럼버스데이 기념으로 열릴 예정이던 ‘블루 앤젤 에어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무거운 물체가 머리 위로 쿵하고 떨어졌고, 그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두개골이 심하게 부어오르면서 뇌출혈 증상을 보였던 그는 곧 병원으로 이송됐고, 두 차례에 걸친 응급 수술을 받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두개골의 일부를 제거해야 했으며, 이로 인해 두개골이 함몰되는 장애를 안게 됐다. 또한 기억 상실 등 뇌손상 후유증을 앓고 지내고 있으며, 현재 취직은커녕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아직 세 번째 수술도 남아있는 상태라 상황은 더욱 비참한 상태다.
그렇다면 대체 솔방울이 얼마나 컸길래 두개골이 함몰될 지경에 이르렀던 걸까. 당시 메이스가 앉아있었던 소나무는 ‘버냐 파인’으로 수박만한 크기의 초대형 솔방울이 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냐 파인’의 솔방울은 심지어 18㎏이 넘는 것도 있으며, 대개 성인 머리보다 큰 대형 사이즈를 자랑한다. 메이스의 머리 위로 떨어졌던 솔방울은 7㎏가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정도의 솔방울을 머리에 정통으로 맞을 경우 사망 또는 중상을 입게 되며, 나무가 클수록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부상 정도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호주 빅토리아주 국립공원은 ‘버냐 파인’ 아래에 경고 문구를 설치해 놓았으며, 이번 사건 후 샌프란시스코 국립공원에도 경고 문구가 뒤늦게 설치돼 방문객들의 주의를 요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