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이반 아르고테의 작품, 제목은 ‘공룡’…“인간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관점 뒤집고 싶었다”
이 초대형 비둘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아르고테는 ‘마이모던멧’ 인터뷰에서 “나는 근 20년 동안 공공장소에서 다양한 역학 관계에 대해 연구해왔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또 도시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기념물의 의미와 상징성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여정 속에서 비둘기는 어디에나 있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래서 비둘기가 등장하는 여러 가지 동영상을 만들어서 비둘기의 독특한 태도와 사람과의 묘한 관계를 탐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비둘기 조형물을 통해 도시에 사는 다른 종들과의 관계, 그리고 21세기 뉴욕의 상징적인 기념물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한 그는 “비둘기는 유머러스한 태도와 놀라운 지능, 그리고 능력을 갖춘 동물이다. 마치 GPS라도 있는 듯 길찾기 능력이 뛰어나고, 충성스러우며 탁월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비둘기의 놀라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수없이 많이 찾을 수 있다. 비둘기는 많은 영감을 주는 동물이다”라고 주장했다.
작품명을 ‘공룡’으로 지은 이유는 의미를 확장하고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였다. 그는 “공룡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어쩌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도 있다. 비둘기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이 조형물이 뉴욕 시민들에게 묘한 매력과 유혹, 두려움 등 기묘한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나는 비둘기를 그들의 조상과 연결짓고 싶었다. 모든 조류처럼 비둘기도 공룡의 후손이다. 한때 공룡이 세상을 지배했다는 생각을 패러디하고 싶었다”면서 “단일 종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개념은 매우 인간 중심적인 관점이다. 비둘기를 거대하게 만듦으로써 규모의 관계를 뒤집고, 이제 비둘기가 우리를 내려다보도록 만들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그는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이 작품은 즐거운 작품이다. 사람들이 이 비둘기를 보고 기쁨을 느끼기를 바란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조각품은 2026년 봄까지 30번가와 10번가 사이에 있는 ‘하이라인’ 구간에 전시될 예정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