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려동물 장례 문화 사람과 거의 같아…동물 크기 따라 화력 조절 가능한 화장로 개발도
일본의 장례 문화는 대부분 화장을 선택한다. 반려동물 역시 사후 민간 전문업체에 맡겨 화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아주 작은 동물의 경우 화장할 때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유골함에 넣을 수 있는 유골이 거의 남지 않는다. 한순간에 화장이 끝나기 때문에 화력을 능숙하게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오사카에 위치한 반려동물 장례업체 ‘하피네스’는 관상용 열대어부터 반려견까지 동물의 크기에 따라 화력 조절이 가능한 화장로를 개발했다. 열대어라도 화장 후 유골 한두 개를 주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
하피네스 측에 따르면 “한 초등학생이 축제 때 ‘금붕어 뜨기’를 통해 키우기 시작한 애완금붕어가 죽자 화장을 부탁해온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후 카멜레온을 키우던 보호자가 화장과 장례를 치른 후 사연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됐다. 하피네스 측은 “입소문을 타고 작은 동물에 대한 화장 의뢰가 많아졌다”며 “기본적으로 뼈가 있는 동물이라면 거절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일본은 주거 환경이 좁은 탓에 소형견을 선호한다. 반려견이나 반려묘 외에도 카멜레온, 딱정벌레, 금붕어처럼 넓은 공간이 필요 없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남독일신문은 이러한 반려동물 문화에 주목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애니미즘의 영향으로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이로 인해 “일본의 반려동물 장례 문화는 사람의 장례 문화와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 반려동물이 죽고 난 후 진심을 다해 떠나보내는 것을 중요시한다.
일본의 반려동물 화장업체는 2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존엄하게 사체를 다루지 않는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된다. 일례로 2022년 아이치현의 화장터 ‘오와리호쿠부세이엔’에서는 큰 소동이 있었다. 반려동물 사체와 쓰레기를 함께 소각한 사실이 발각됐기 때문. 인터넷상에서는 맹비난이 쏟아졌고, 해당 화장업체는 “종업원이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과 음료수 페트병 등의 쓰레기를 소각로에 넣어 반려동물과 함께 태운 사실”을 인정하며 사죄했다. 이후 재발방지책 등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으나 여전히 세간의 시선은 싸늘하다.
남독일신문에 의하면 “독일에서도 반려동물의 사체를 민간 화장업체에 의뢰해 장례를 치르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추가 요금을 내고 반려동물의 유골로 특별한 기념품을 만들기도 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