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레이스 스타트” 몸만들기 한창
▲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권캠프’로 불리는 ‘한반도재단’ 사무실 입구. 문용식 사무총장(오른쪽 사진·나우콤 사장)은 “내년 2월 전당대회는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
그러나 유력 대권주자의 캠프라고 하기에 재단의 모습은 초라하기만 하다. 20여 평에 불과한 사무실에 상근하는 직원은 6명. 게다가 딱히 ‘조직’이라 할 만한 체계도 없다. 그러나 그것은 겉모습에 불과할 뿐이다. ‘한반도포럼’이란 이름의 전국지부까지 갖고 있는 이 재단의 1천 명이 넘는 핵심회원들은 ‘김근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물밑작업’에 여념이 없다. 지난 9월, 재단이 매년 주최하는 회원수련회에도 8백여 명이 참석해 ‘캠프’의 조직력을 과시한 바 있다.
재단의 한 핵심 관계자는 “김 장관의 사조직이란 인상이 워낙 강하다보니 되도록이면 조심스럽고 소리나지 않게 움직이자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그동안의 노력이 한순간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재야파 대표주자인 김 장관의 인맥은 잘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 실제로 그의 인맥은 현역 정치인 중 최고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가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고 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인적 네트워크의 중심에 바로 ‘한반도재단’이 있다.
재단에는 김 장관의 오랜 친구들(경기고-서울대)과 정치적 동지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김 장관이 입각한 이후 재야파 출신의 열린우리당 이호웅 최규성 원혜영 의원 등 3명이 부이사장으로 취임해 운영을 돕고 있고 김 장관의 운동권 후배인 문용식 나우콤 사장은 사무총장을 맡아 실질적으로 ‘GT 대통령 만들기’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 외에도 김 장관의 대학동기인 김국주 제주은행장과 정주호 우영 부회장(전 대우자동차 사장), 회계사 정건해씨 등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운동권 후배들의 참여도 돋보인다. 전대협 1기 의장인 이인영 의원은 창립 때부터 재단의 핵심인 동북아전략연구소를 책임져 왔고 우원식·정봉주 의원도 재단 살림을 챙기고 있다. 김 장관의 부인인 인재근씨가 재단 내 ‘이웃사랑 나누기 자원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 출신의 우윤근 의원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재단은 4~5개 정도의 모임과 포럼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올해 초 출범한 ‘경제사회포럼’(포럼)과 역사가 가장 오래된 ‘동북아전략연구소’.
출범 이후 줄곧 ‘양극화’ 해결을 위한 정책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경제사회포럼은 문 총장의 전주고-서울대 선배인 오영석 정책연구소 ‘개방과 통합’ 소장이 주도하고 있다. 오 소장은 한국은행 조사역과 금융감독원 정책연구팀장을 지낸 경제학박사로 재단의 경제정책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북아전략연구소에도 60여 명의 학자들이 참여, 김 장관의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제공해오고 있고 김 장관의 서울대 후배인 이래경씨(사업가)가 주도하고 있는 정책연구회, 과학기술정책연구회 등도 상당한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재단에 참여하고 있는 학계·법조계·재계 출신의 각계 인사가 1백 명이 넘는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재단은 김 장관의 내년 초 당 복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모처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총장은 “내년 2월 전당대회는 김근태, 정동영 두 장관이 모두 참여하는 ‘빅매치’가 될 것이다. (제3후보론 등의 말들도 있지만) 때론 독배인 줄 알면서도 마시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운명이다”며 “전당대회와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인재를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관님은 평소에 ‘뜻이 바르고 능력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는데 이런 기준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2007년 대선은 ‘개발론자’와 ‘휴머니스트’의 싸움이 될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개발론자’는 이명박 서울시장, ‘휴머니스트’는 김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