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표단 유럽 3개국 순회 성료...‘공정도시 성남시’ 알리고 성남형 교육, 시민구단, 양극화 해소 등 청사진 그려
이재명 성남시장
[일요신문] “성남시의 교육, 복지, 경제와 유럽이 만났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12일부터 11박 13일의 성남시 대표단 유럽 방문일정을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민이 주인이자, 모두가 공평한 기회가 보장받는 사회를 지향하는 성남시의 철학에 국제적 지지가 모였다”고 유럽방문 성과를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유럽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마련했으며, 특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제5회 스마트시티 엑스포 세계대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초청돼 ‘시민참여, 건전재정 그리고 지속발전’을 주제로 성남시의 사례를 소개하는 등 성남시를 유럽에 알리고 핀란드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선진 정책을 성남시 정책에 접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시장과 성남시 대표단은 지난 13일(현지시각) 핀란드의 헬싱키 지역교통공단을 방문해 트램과 선진 대중교통체계 도입방안을 살폈다. 헬싱키 트램은 12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현재 9개 노선, 96km 트램망 궤도에 124대의 트램이 달리고 있다. 정거장도 288개에 달하며 2014년 기준 연간 5,550만 명이 트램을 이용할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 이재명 시장은 발릴라(Vallila)차량기지를 방문해 성남시에 도입 가능한 트램 시스템을 검토하고 혹한기 트램 선로 유지보수 방법을 주의 깊게 논의했다. 또한, 성남시대표단과 헬싱키 교통공사는 성남시 트램 건설 사업에 대한 협력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헬싱키 트램의 노하우와 기술, 정보 등에 대해 교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이 시장은 핀란드 에스포시에 위치한 옴니아 직업학교를 찾아 삼포 서코 에스포시 부시장 등 관계자들과 교육분야를 비롯한 양 도시의 교류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에스포시는 핀란드의 제2의 도시로, 핀란드 최대 기업인 노키아와 마이크로 소프트,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 에스포시는 각 학교 및 청소년센터와 연계해 초등학교 저학년 아침, 방과 후 활동과 각종 클럽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중앙정부와 지자체, 학교, 예술기관 등 지역인프라와 협력관계를 맺고 평등교육을 위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교육투자를 하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이어 핀란드의 가장 큰 직업교육 및 훈련 기관인 옴니아 직업학교를 둘러보며 핀란드의 교육현장을 직접 확인한 뒤, “에스포시와 핀란드의 ‘한 명도 낙오자가 없는 교육’, ‘평등한 교육’이라는 정책방향이 성남형교육의 철학과 같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복지, 문화, 산업정책과 지역의 기업과 연계한 각종 관련사업의 교류 등 폭넓게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핀란드의 현지 식당에서 핀란드 현지 거주한인 및 유학생 약 20여 명과 즉석만남을 가지며, 그동안 카페트(SNS) 친구 모임 등 소통의 시간을 미국,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이어갔다. 이재명 시장과 참석자들은 이재명 시장의 핀란드 방문배경과 핀란드에 대한 인상, 여정 중 건강상태 등 가벼운 질문부터 청년배당 등 성남시의 복지정책,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주요 국내 이슈까지 다양한 대화가 자유롭게 오갔다.
특히, 핀란드의 선진 복지정책이 한국에 접목될 필요성이 높다는 목소리와 함께 유럽 경기악화와 보수당 집권에 따른 핀란드 복지축소를 우려하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참석자들은 현 정부와 여권의 복지축소, 중앙집권형 행보에 대해 강한 비판과 함께 ‘할 말은 하는’ 이재명 시장의 행보에 지지와 공감을 표명했다. 또한, 현 야권에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핀란드의 시각에서 바라본 대한민국과 성남시의 현 주소를 알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6일에는 이탈리아를 방문해 이재명 시장과 비르지니오 메롤라 볼로냐 시장이 성남시와 볼로냐시간 경제, 문화, 교육 등 다방면의 우호교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회적경제의 성지’, ‘협동조합의 메카’로 불리는 볼로냐시는 이탈리아 평균 대비 소득수준이 2배나 되며 실업률은 3%에 불과하다.
이재명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이탈리아에서도 사회적경제 분야나 문화적으로 발달한 볼로냐시와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양 도시는 문화, 산업, 관광 등에서도 많은 유사점이 있는 만큼 이번 협약이 서로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남시 대표단은 볼로냐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우수사례로 꼽히며, 시정부와 다수의 민간 협동조합이 파트너십을 통해 설립하는 협동조합방식의 보육정책인 ‘카라박(KARABAK)’ 프로젝트의 사업현장을 찾는 등 양도시간 사회적경제 관련 교류 활성화를 기대하게 됐다. 특히, 성남시는 카라박 프로젝트의 협동조합형 보육정책을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이나 보육정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유럽방문 세 번째 국가로 스페인을 방문했다. 먼저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5회 스마트시티 엑스포 세계대회(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에 초청돼 성남시의 재정혁신 ‘3+1 원칙’과 시민소통을 세계무대에 선보이고 성남시의 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 등 복지사업 확대 사례를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이재명 시장은 이 자리에서 “부정부패를 없애고, 예산낭비를 안하고, 세금을 철저히 관리해서 모라토리엄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복지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오늘날 세계 각국 도시들이 직면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시정운영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19일에는 이재명 시장이 FC바르셀로나 구단을 방문해 카를로스 빌라루비 FC바르셀로나 부회장 및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FC바르셀로나의 운영 현황을 듣고 캄프 누의 1군 락커룸 등 주요 시설을 시찰했다.
FC바르셀로나는 현역 최고의 축구선수로 불리는 메시를 비롯, 이니에스타, 네이마르 등 스타선수들이 즐비한 스페인 최고의 명문 구단이자 15만 명이 넘는 조합원으로 구성된 협동조합기업이다.
카를로스 빌라루비 부회장은 FC바르셀로나의 여러 역할 중 지역 통합을 강조하며, “시민들에게 구단은 자신들의 염원을 담고 표출하는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재명 시장은 “시민구단인 성남FC가 벤치마킹하고 싶은 구단이 바로 FC바르셀로나”라며, “조합원을 구성해 운영하는 민주적인 방식이 우리가 크게 배울 점”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재명 시장은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시스템인 ‘라마시아’를 방문해 유소년 시설과 운영방식 등을 성남FC 유소년 육성 시스템과 비교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이재명 시장은 스페인 빌바오를 방문해, 빌바오의 도심재생 성공사례를 듣고, 실제 도심재생 현장도 시찰하며 성남의 도심재생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스페인 빌바오는 1970년대 세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전통공업도시로서 지녔던 지역경제 기반이 붕괴되기 시작하자 1980년대 후반 이후 장기적인 계획에 의한 도시재생사업에 착수해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 등 세계적인 문화도시로서의 브랜드를 구축하며 문화예술 및 고차 서비스 산업 중심도시로 변모한 대표적인 창조도시 재생지역이다.
이재명 시장은 “수정, 중원구 본시가지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분당 신시가지의 지속성을 확보하며, 본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재생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우리나라 도시재생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성남시는 변화하는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新 정비사업 저탄소 컴팩트 시티 조성을 위한 주민중심의 新 도시재생 활성화 연구’ 등 시민 중심의 소규모 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며, 지난 2013년 12월 제정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성남시 도시재생전략 및 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일에는 스페인 바스크지역에 위치한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MCC)를 방문한 이재명 시장과 성남시대표단이 MCC 본부에서 하비에르 소틸 몬드라곤 협동조합 총회장 및 운영진과 만나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운영 현황을 둘러봤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1940년대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 에타 신부 주도로 출발해 현재 금융, 제조업, 유통, 지식 등의 분야에 약 260여개의 개별 협동조합을 포괄하는 연합체로 성장해 현재 연 매출 11.875백만 유로에 7만4천여 명이 종사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노동자 협동조합 그룹이다.
하비에르 총회장은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 부유한 사회”라며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이곳에서 매일 전쟁처럼 벌어지는 것은 교육”이라고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과 협동조합 철학의 공유를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사회적경제에 가장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는 지자체가 성남시”라며, “전 세계적으로 신자본주의로 인한 양극화 등이 문제인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사회적경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성남시는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비율이 77.2%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성남시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매우 높다. 성남시와 몬드라곤 협동조합 측은 성남지역 내 사회적기업들이 몬드라곤의 성공사례를 배울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와 MCC의 노하우를 접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성남시 대표단은 “이번 유럽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은 성남시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밑 작업의 일환이었다”며, “안전, 의료, 교육 3대 공공성 강화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도시로 발전해나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이번 유럽 방문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회적경제, 교육,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의 선진사례를 접목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며, “특히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극단적인 양극화와 불평등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 사회적경제와 다양한 복지서비스로 이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유럽의 사례를 직접 확인하며 그 중요성을 다시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은 “앞으로 유럽 방문에서 거둔 성과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회가 공평한 사회,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성남시 대표단의 이번 유럽 방문이 보건복지부와의 무상복지 갈등 문제와 성남형 교육 및 정책의 안착 등 성남형 정책들에 얼마만큼 녹아들어 발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살고 싶은 유럽이 아닌 살고 싶은 성남을 위한 국제행복도시 성남시의 행보가 기대되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란 말처럼, “성남시를 바라보는 기대가 높아진 만큼 성남시가 할 일은 많다”가 떠오르는 이재명 시장의 유럽 방문기였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