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철 회장 | ||
일각에서는 ‘마약복용설’까지 제기돼 붉은악마 회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약복용설은 과연 사실인가. 사실이 아니라면 왜 이런 소문이 퍼지게 된 것일까. 신 전 회장이 잠적한 배경에는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닐까.
우선 신 전 회장의 ‘마약 복용설’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복용설’의 발단은 한나라당 김영춘 의원이 인터넷 매체인
신 전 회장을 만났던 같은 당 김문수 의원 측도 “신 전 회장이 마약을 복용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그가 제출한 쪽지와 신변보호 요청서에도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즉 신 전 회장이 처음 당사에 왔을 때 흡사 ‘마약중독자’처럼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얘기가 와전됐다는 이야기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붉은악마라는 큰 단체의 장이 이처럼 떨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지난 6일 신 전 회장과 처음 면담했던 한나라당 민원국 김석균 국장에 따르면 그는 최근까지 심각한 신변의 위협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신 전 회장은 신변의 위협에 대단한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으며, 정부나 기타 단체는 믿을 수 없어하는 등 심적 갈등이 심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국장에 따르면 한나라 당사로 전화를 건 신 전 회장은 당사 근처에 와서 차로 주변을 돌며 주위를 살핀 뒤에 당사 주변 제3의 장소에서 김 국장을 만났다고 한다. 김 국장은 “장시간 이야기를 하면서 자리를 여러 차례 옮길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다. 그는 전화 할 때조차 도청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신 전 회장은 가족들과 연로한 아버지가 테러를 당할 가능성에 매우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 전 회장 자신도 축구협회 4층에 있는 붉은악마 사무실에서 ‘건달’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진술했으며 붉은악마 사무실 전화와 설치된 인터넷에서도 도청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신 전 회장이 신변보호요청서를 만든 이유는 자신의 가족이 위해를 당하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요청서에는 자신이 받았던 정치적 압력과 신변의 위협이 기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회장은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그 당시에는 겁에 질려 있었고,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는데 나중에 신변보호 요청을 철회했다”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 전 회장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가족들은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신 전 회장이 지금 국내에 머물고 있는지 해외로 출국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김 국장은 “신 전 회장과 면담을 한 것은 자신이며 김문수 의원은 마침 당사에 있어 사안이 중요하다 싶어 잠시 동석한 것뿐”이라며 신변보호서와 메모도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신 전 회장의 신변 보호를 위해 두 문서를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금은 정몽준 회장이 축구와 정치를 연관 짓는다고 사방에서 눈을 켜고 감시하고 있고 그런 순수응원단체를 정치 쪽에 밀어넣으면 국민적인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사안이 특정 정당에 의해 지나치게 부풀려지고 있다”고 반박했다.현재 정몽준 의원 측은 김영춘 한나라당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