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쓴다. 필자는 플레이오프 3차전 중계를 했다. 말 그대로 빅게임 아닌가. 하지만 야구하기에는 너무나 추운 날씨였다. 하지만 죽기살기로 해야되는 플레이오프였다.
역시 양 팀 선수들은 ‘졸라’ 추운데도 오직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겨울 스포츠 특히 농구 경기도 같이 하는 날이라서 관심도가 분산될 것으로 걱정했지만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매진될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이미 메이저리그도 끝났고 저팬시리즈도 세 경기 치르고 막바지를 고민할 때다. 하지만 우리는 춥다 못해 손가락이 마비될 정도로 추운 날씨에 말 그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필자가 중계하면서 발 시린 적은 처음이다.
그런데 이번 포스트 시즌에 참가하지 못한 팀 선수들이 경기중 야구장에 들어왔다. 필자는 ‘그들이 뭔가 느끼면서 다음 시즌에 우리도 이런 무대에 꼭 서서 화이팅을 해보자’ 뭐 이런 말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씨숑’들이 하는 말이 가관이다.
“지금 몇 대 몇이에요? 누가 타점을 올렸어요?” 이날 첫 타점이 기아 홍세완이었다. “홍세완이 웬일이냐. 오늘은 기아가 이겼구만.”그들이 히히덕거릴 때 9번타자 정성훈이 병살을 쳤다. “저XX, 어린 XX가 당연하지.”누가 보면 남 일 같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자료에는 그 말 한 X가 병살 4위에 삼진 6위였다. 한 마디로 ‘지랄하고’ 있는 그 자체다. 그런데 그 XX가 야구장에 온 이유가 더 웃긴다. 그날 경기 끝나고 한잔하러 가기로 했단다. 그것도 원정팀 선수랑. 자기들끼리는 의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왜 빅게임을 치르는 선수와 술을 먹으려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필자가 경기 끝나고 물어봤다. “야 내일도 경기 있잖아. 오늘은 술 먹지 마라”고 했더니 그 망할 XX가 하는 말. “예약했는데요?” 순간 필자는 그 XX한데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욕을 모조리 하고 싶었다. 필자는 감히 말하겠다. ‘야구 올해만 하고 내년에는 안 하냐고’.
또 한 선수가 있다. 1년에 10억 버는 사람도 작은 차 타고 그나마 저녁 시간에 주차비 아끼느라고 버스 아니면 전철을 이용한다. 그런데 기껏 연봉 7천 받는 X놈이 ‘왓따’ 큰 차 몰고 술자리에서 카드 팍팍 쓰면서 ‘딩가딩가’한다. 그리고 정작 30만원 갹출해 모이는 자리에서 친구한테 “야 10만원만 꿔주라”고 한다. 이런 선수가 꼭 누가 홈런 치든가 타점을 올리면 ‘우와 짭짤한데 오늘 한잔 쏴라’ 이런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H팀의 B선수가 한번 혼쭐이 난 적이 있다. B는 국내 타자 중 톱클래스 선수다. 당연히 연봉도 많다. 그런데 온갖 법석은 다 떨며 특히 연예인 친구가 많다. 그런데 술자리는 자기가 만들어 놓고서 파장을 만드는 ‘나 몰라라’ 형이다. 그 수법이 B의 지갑에는 항상 1백만원짜리 수표가 한 장 있다. 그리고 소주 먹고는 “거스름 돈 있어요?”하고 물어본다. 워낙 스타 선수라 같이 간 일행이 대신 내줬는데, 하루는 최고스타 L이 외국에서 돌아온 뒤 그 버릇을 고쳐줬다.
B가 L에게 한국 복귀를 축하한답시고 술을 산 것이다. 그날 술값이 23만원 나왔다. B는 작전상 또 수표를 내밀었다. 그러자 L선수가 “야이, XX야 수표 줘봐. 내가 바꿔 줄게. 그리고 나머지 돈으로 2차 가자. XXXX” 라고 멋지게 반격했다.그날 B선수 바로 ‘허걱’ 완전히 ‘새’ 돼버렸다.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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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07.03 13: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