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맨’ 최희섭은 195cm에 105kg이라는 체격에서 마쓰이(186cm 95kg)를 압도한다. 귀국 후 훈련지로 삼았던 남해의 대한야구캠프에서 있었던 일화 한 토막.
최희섭이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치고 돌아간 뒤 웨이트트레이닝장에 들어섰던 한 고교 선수가 다리근육강화 훈련기구인 ‘레그 익스텐션’에 앉았다가 동료 선수들에게 이렇게 큰소리로 외쳤다. “여기서 장난 친 X 누구야?” 무게 조절용 철심이 70kg에 꽂혀 있었던 것. 보통 25kg 정도에 맞추는 게 대부분이라 그 선수는 누군가 장난을 친 걸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체격이 크다보니 신발 사이즈도 310mm로 항공모함을 연상시킨다. 허리는 38인치, 허벅지 둘레가 28인치로 보통 여성의 허리보다 굵다. 최희섭은 야구에 전념하기 위해 컴퓨터는 물론 영화도 거의 보지 않는다고 한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만화책도 멀리한 지 오래됐다. 공을 똑바로 봐야 정확하게 칠 수 있기 때문. 그래서인지 시력이 좌우 1.5다.
새미 소사를 이을 ‘컵스의 미래’ 최희섭의 이상형은 MBC 김주하 아나운서처럼 지적이면서도 조용한 미소를 간직한 여자. 자신이 나이 들어 보이기 때문에 연상은 상관없지만 외국 여자는 싫다고 한다.
마쓰이의 별명 ‘고질라’는 다분히 우락부락한 외모를 빗대 붙여진 별명이다. 마쓰이는 한때 이 별명을 싫어했으나 MLB 진출 후 ‘고질라’를 캐릭터로 만들어 상품화한다는 구단 전략에 무척 반색했다는 후문이다.
마쓰이가 뉴욕으로 이삿짐을 옮긴 후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식사 문제. 마쓰이한테 햄버거는 쥐약이나 마찬가지다. 생선회나 낫토(삶은 콩을 발효시킨 일본 전통식품) 같은 일본 전통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식당을 찾아다니는 일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일본으로부터 식재료를 공수받아 직접 만들어줄 수 있는 식당을 찾는 일.
그러나 양키스 구단 관계자들은 ‘빵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서 먹는 식사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충고한다. 마쓰이의 아버지도 마쓰이가 미국에 야구하러 간 것이지, 밥 해 먹으러 간 것이 아니라며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문제는 또 있다. 아직 미혼인 마쓰이가 뉴욕 생활의 고독과 유혹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 뉴욕 54번가에는 마쓰이의 심기를 어지럽힐 만한 유흥업소들이 즐비하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상 이국에서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마쓰이의 ‘시어머니’나 다름없는 아버지는 끊임없이 잔소리와 주의를 주고 있는 상태다. 마쓰이한테는 그라운드 밖의 사각지대가 바로 뉴욕인지도 모른다.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