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015년 고품격 서사 대작 <맥베스>가 모든 대사 하나하나가 명대사라는 호평과 극찬 세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영화가 끝나도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명장면, 명대사를 공개했다. [감독: 저스틴 커젤┃주연: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옹 꼬띠아르┃수입/배급: 판씨네마㈜]
“선한 것이 악한 것, 악한 것이 선한 것”
BEST 1. 장엄하고 웅장한 대규모 전투씬!
단연 <맥베스>의 백미는 대규모의 인원이 투입된 전투씬이다. 거대한 산맥이 둘러싸고 있는 광활한 황야에 마주선 채 대치하고 있는 두 부대의 모습은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맥베스’를 시작으로 두 무리가 한 데 얽히고설켜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전투에 임하는 인물 한 명 한 명에 초점을 맞춘 클로즈업과 이 광경을 관망하는 듯한 ‘맥베스’의 풀샷이 교차하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적군도 아군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아비규환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전장의 한복판에서 홀로 우뚝 서 있는 ‘맥베스’의 얼굴에는 공포, 두려움, 슬픔, 비장함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여 있어 피할 수 없는 전쟁을 마주한 그의 혼란한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전투씬에 앞서 신비로운 세 마녀가 등장해 주문과도 같이 읊조리는 말, “선한 것이 악한 것, 악한 것이 선한 것”이라는 말은 역적을 처단하려는 용맹한 전사 ‘맥베스’가 도리어 왕좌를 탐하는 역적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암시해 흥미를 자아낸다.
“순결한 꽃처럼 보이되, 그 밑에 숨은 뱀이 되세요”
BEST 2. 욕망과 정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맥베스’에게 탐욕을 속삭이는 ‘레이디 맥베스’
세 마녀의 예언을 듣고 왕좌를 향한 욕망에 사로잡힌 ‘맥베스’. 그리고 그의 편지를 통해 이 모든 전말을 알게 된 ‘레이디 맥베스’는 남편을 왕위에 올리기 위한 무시무시한 계략을 세운다. 하지만 욕망과 왕에 대한 충성심 사이에서 갈등하며 흔들리는 ‘맥베스’의 모습에 ‘레이디 맥베스’는 달콤한 탐욕과 의지를 속삭인다.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고 눈빛을 맞추는 이 장면은 클로즈업으로 촬영돼 미세한 표정 변화와 눈빛의 흔들림까지 담아낸다. 이 때, ‘레이디 맥베스’의 “순결한 꽃처럼 보이되, 그 밑에 숨은 뱀이 되세요”라는 대사는 짧은 한 문장의 말 속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관객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명예, 사랑, 친구들… 그것들 대신 저주만이 남았구나”
BEST 3. 불꽃이 되어 타오르는 전장, 최후의 결전!
왕좌를 향한 욕망으로 시작해 너무도 많은 이들을 죽이고 손에 피를 묻혀야 했던 ‘맥베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 안에 있던 도덕적 정의를 하나씩 지워나간다. 용맹한 전사로서의 ‘맥베스’는 어느새 사라지고 왕좌를 지키기 위한 탐욕과 집착에 사로잡힌 그의 곁에는 친구와 사랑은 없고 오직 ‘폭군’이라는 불명예만 남아있다. 그리고 세 마녀의 예언대로라면 결코 오지 않을 최후의 날을 맞이한 ‘맥베스’. 잿더미가 되어 흩날리는 숲을 바라보며 저주와 같았던 자신의 욕망과 탐욕이 곧 끝나리라는 것을 직감한 듯한 그의 표정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드러나 관객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더욱이 “명예, 사랑, 친구들… 그것들 대신 저주만이 남았구나”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화려한 왕좌와 대비되는 쓸쓸하고 고독한 모습으로 인상 깊은 명장면, 명대사로 손꼽히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도 쉽게 가시지 않는 진한 여운을 남긴 명대사, 명장면을 공개한 2015년 고품격 서사 대작 <맥베스>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민지현 온라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