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박병호’와 맞대결 기대감
김현수의 동영상이 올라온 볼티모어 오리올스 홈페이지.
이후 현지는 물론 국내 언론에서도 앞다퉈 김현수에 대한 전망을 쏟아냈다. 18~19일에 걸쳐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김현수를 두고 18일 현재까지 볼티모어 구단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메디컬테스트에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 김현수의 볼티모어 입단은 확정적이라고 봐도 틀림이 없다.
그동안 김현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으론 샌디에이고, 오클랜드, 애틀랜타, 볼티모어 등이 제기됐었다. 그중에서 볼티모어와 구체적인 협상을 벌인 까닭은 구단과 선수의 상황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먼저 볼티모어는 올 시즌 FA로 인해 외야 자원이 대거 빠져나갔다. 아담 존스 외에는 외야에서 주전으로 뛸 만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급기야 볼티모어의 댄 듀켓 단장이 “우린 좌타자 외야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을 정도라 볼티모어로선 김현수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팀으로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많은 팀이다. 최근까지는 윤석민(KIA)이 속해 있던 팀이기도 했다. 친한파로 알려진 댄 듀켓 단장은 보스턴에 있을 때 조진호, 김선우, 이상훈을 영입했었고, 볼티모어에선 윤석민, 강경덕, 윤정현과 계약한 바 있다.
댄 듀켓 단장뿐만 아니라 벅 쇼월터 감독도 한국 선수들과의 두터운 인연을 자랑한다. 그 시작은 애리조나 감독 시절 김병현을 만나면서부터이다. 이후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 재임 중에는 박찬호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악연이었다. 5년 총액 65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박찬호였지만 허리 부상으로 부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인연은 윤석민이었다. 볼티모어 입단 후 계속 마이너리그에서만 머물다 팀을 떠났기 때문에 벅 쇼월터 감독과 윤석민이 마주한 것은 입단식 때가 유일했다. 그리고 이번엔 김현수가 쇼월터 감독의 제자가 될 운명에 처했다.
볼티모어는 장타력이 좋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올 시즌 홈런은 217개로 3위에 올라있지만 팀 타율은 2할5푼으로 저조한 편이다. 3할 타율을 넘긴 타자도 없었다. 출루율도 .295로 메이저리그 29위를 기록했다. 볼티모어가 콘택트 능력만큼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김현수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다.
볼티모어 홈구장 캠든야즈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하다. 우측 펜스가 더 짧아 좌타자인 김현수에게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김현수에게 관심을 표명했다고 알려진 샌디에이고는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다. 2년이란 짧은 기간에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김현수로선 투수 친화적인 구장보단 타자 친화적인 구장에 마음이 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편 김현수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게 되면서 메이저리그 팬들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의 빅게임을 꼽으며 가슴 설레어하고 있다. 무엇보다 볼티모어의 시즌 개막전 상대가 미네소타 트윈스라는 게 알려지면서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캠든야즈에서 볼티모어 김현수와 미네소타 박병호가 시즌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현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와도 4월 15일 텍사스 원정으로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동기인 류현진의 LA 다저스와는 7월 5일부터 다저스타디움 원정으로 3연전을 치른다. 이 모든 건 김현수가 주전으로 출전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김현수의 볼티모어 입단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분명 ‘꿀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제 이대호 한 명(의 거취)만 남았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