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승에 이어 올 시즌에도 리그 제패를 노리는 호화군단 성 남은 ‘당근’에서도 타 구단을 압도한다. | ||
시즌이 시작되면서 선수들의 주머니가 두툼해지고 있다. 매 경기마다 걸려있는 출전·승리 수당 때문. 액수가 적지 않다 보니 잘만 챙기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아무한테나 행운이 주어지는 게 아니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고 승리를 일궈내야 ‘쌈짓돈’을 만질 수 있다. 때로는 수당이 선수들 사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구단으로선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대구, 광주 상무를 제외한 10개 프로 축구단이 지급하는 수당 내역을 꼼꼼히 비교해 보았다.
각 구단들은 두 가지 형태의 수당을 선수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출전 수당’, ‘승리 수당’이 그것.
대체로 출전 수당과 승리 수당을 나눠 지급하거나 승리를 했을 경우에만 주는 ‘출전 승리 수당제’ 중 하나를 선택해 시행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3연패를 노리는 ‘호화군단’ 성남은 어마어마한 물량의 ‘실탄’을 쏘아대며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다. 성남은 출전 수당과 승리 수당을 함께 지급한다. 출전 수당은 연봉 계약 과정에서 개인별로 차이를 두지만 워낙 스타들이 집결한 팀인지라 대부분 3백만원 이상을 챙긴다.
최고참 신태용이 5백만원, 데니스가 2천5백달러(약3백만원), 윤정환이 3백만원을 받는다. 경기당 3백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 리그 44경기와 FA컵 3∼4경기 정도를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약 1억4천여만원 이상을 받는 셈. 신인 선수 연봉(2천만원)의 7배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특히 AFC챔피언스리그와 A3챔피언스컵 참가로 출장 횟수가 늘었기 때문에 액수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승리 수당도 만만치 않다. 45분 이상을 뛰었을 경우 80만원, 45분 이하는 70만원을 받는다. 물론 연승 메리트도 있다. 2연승은 1백20만원(45분 이상)·90만원(45분 이하), 3연승은 1백60만원·1백10만원, 4연승은 2백10만원·1백35만원, 5연승은 2백60만원·1백60만원, 6연승은 3백만원·1백80만원을 지급한다. 그 이후엔 6연승 금액을 그대로 적용한다.
무승부도 수당이 책정돼 있다. 홈에서는 45분 이상 출전했을 경우 50만원, 45분 이하가 35만원이고 원정경기에서 이기다 비겼을 경우엔 30만원·25만원, 지다가 비긴 경우는 50만원·35만원을 챙길 수 있다.
▲ 성남 최고참 공격수 신태용은 한 경기 출전할 때 마다 5백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 ||
무승부는 일괄적으로 1백만원을 지급하며 연승 때에는 50만원이 추가된다. 45분 이상 뛰었을 경우, 1백%를 지급하며 15분 이상∼45분 이하는 70%, 15분 이하는 40%만을 지급한다. 대기 선수는 30%. 2군 경기 승리 수당은 20만원이다.
안양도 출전 승리급을 지급한다. 안양은 2000년 국내 구단으로선 처음으로 이 규정을 실시했다. 개인별로 1백만∼4백만원까지 차등화시켰다. 일본 출신 마에조노와 ‘총알’ 최태욱 등이 4백만원 선에 육박한다. 45분 이상 뛰면 액수의 1백%, 45분 이하가 70%, 대기 선수는 50%를 받는다. 무승부는 30%. 지난해 승리 10경기, 무승부 6경기를 뛴 이영표(현 아인트호벤)가 4천7백20만원(추정)을 받아 팀에서 수당 랭킹 1위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역시 출전 승리급제다. 개인별로 1백만∼3백만원 정도이며 특급 선수는 3백50만원까지 받고 있다. 90분을 뛸 경우 총액의 1백%, 70분 이상 75%, 30분 이하는 50%를 지급한다. 대기 선수는 30%.
지난해 6위 포항 선수들은 출전 수당과 승리 수당을 함께 받는다. 출전 수당은 다른 구단과 마찬가지로 개인별로 차이를 둔다. 승리 수당은 지난해와 차이가 있다. 1승 2백만원에서부터 출발해 연승할 경우 1백만원씩 올렸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1백만원에서 연승 때마다 50%씩 올려 지급하고 있다. 5연승까지 규정이 적용된다. 지난해에는 하석주(2천3백만원), 고병운(2천3백만원), 코난(2천2백만원) 등이 승리 수당을 짭짤하게 챙겼다.
부천은 출전 수당과 승리 수당을 나눠 지급한다. 출전 수당은 40만원, 승리 수당은 1백80만원이다. 연승과는 무관하게 승리 수당이 고정돼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무승부는 40만원이다. 1분 이상 출전하면 1백%를 지급한다. 지난해에는 출전 수당 70만원, 승리 수당으로 1백만원을 내걸었으나 올해는 출전 수당을 줄이는 대신 승리 수당을 높였다. 지난해 수당 1위는 김기동. 35경기에 나서 출전 수당으로만 2천4백50만원을 확보했으며 승리 수당(지난해 11승)으로 1천1백만원을 가져가 모두 3천5백50만원의 부수입을 챙겼다.
꼴찌에서 일약 돌풍의 팀으로 탈바꿈한 대전은 출전 승리급제를 활용한다.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 타 구단에 비해 전체적인 액수는 적다. 김은중, 이관우 등 A급 선수들이 받는 수당은 약 2백50만원. 출전 시간에 따라 45분 이상은 1백%, 30분 이상은 66.6%, 30분 이하는 50%, 대기 선수는 30%를 챙긴다. 연승 시에는 승리 때마다 60만원을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도 출전 승리급제. A급 선수는 5백만원까지 받는다. 45분 이상은 개인별 출전 수당의 1백%, 30분 이상은 70%, 나머지는 50%를 받는다. 대기 선수는 30%를 지급한다. 지난해에는 우성용(현 포항)이 팀내 수당 랭킹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출전 승리급제를 실시하는 수원, 전북 등은 “선수 연봉이나 수당 관련 사항은 대외비”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재영 월간축구 베스트일레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