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 그토록 좋아했다던 족구의 최고수는 단연 김상식(상무)이다. 타점 높은 헤딩이 장기인 김상식은 족구 코트에서도 탄력을 과시한다. 특히 공중 가위차기는 파워와 스피드 면에서 세팍타크로 선수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받는다고. 볼을 내리꽂는 순간 상대 수비수들은 받을 생각은 안 하고 숨을 곳부터 찾는다고 한다.
그에 버금가는 라이벌은 이운재(수원)와 김병지(포항). 월드컵 전 훈련기간 동안 골키퍼팀이 족구에서 무패를 기록했던 사실만 봐도 만만치 않은 실력임을 짐작케 한다. 특히 김병지는 기합 소리로 상대의 기를 죽이는(?) 스타일. 상대가 스파이크를 날릴 순간 ‘앗’ 하고 고함을 지르면 볼은 바닥이 아닌 허공으로 솟는다고 한다.
‘둘리’ 박진섭(울산)은 NBA급 수준의 농구 실력을 자랑한다. 특유의 허리춤을 농구 코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다고. 드리블할 때 두세 번만 허리를 돌리면 마크맨이 박진섭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후문이다. 살짝 림에 얹는 드라이브 인은 물론, 정교한 중거리 슛도 일품이라는 평이다.
‘헤딩의 왕자’ 안양의 이상헌은 ‘당구의 신’이다. 시간만 나면 당구장을 찾는다. 주위에선 모 방송 당구 최강전에 나가보라는 농담 섞인 권유까지 할 정도라고. 실력은 ‘500점’. 강한 인상과는 달리 부드러운 스트로크가 예술이라는 평가다. 빨간 공들이 거의 일자형으로 있다 해도 살며시 얇게 ‘벗기는’ 재주가 있어 득점을 거의 놓치지 않는다고.
게임 도사들도 많다. 수원 조성환은 스타크래프트, 안양 최태욱은 플레이스테이션 축구 게임인 ‘위닝 일레븐’ 마니아다. 아인트호벤의 박지성도 ‘위닝 일레븐’이라면 그 작은 눈을 크게 뜨고 달려든다. 일본어로 쓰여진 매뉴얼을 줄줄 꿰찬 박지성은 상대가 누구라도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며 맥을 못추게 만든다는 후문이다.
최근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재미에 푹 빠진 송종국(페예노르트)은 암스테르담 시내를 활보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고 한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