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를 제외한 승무원·정비사·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사측이 발표한 구조조정에 반대해 지난 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지난 12월 30일 지점 통폐합·희망퇴직과 휴직 등 내용이 담긴 고강도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직원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김 사장은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음에도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고, 특히 영업으로 번 돈으로 빌린 돈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취약한 손익구조가 4년간 이어져 부채 비율이 1000%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한 해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누는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좀비기업’으로 칭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4년 연속 1을 넘지 못했다.
이어 김 사장은 지점 통·폐합과 예약·발권·국내선 공항업무 등 아웃소싱, 희망퇴직과 휴직 등 방안에 대해 “경쟁사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한 조치”라며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고용안정을 위해 향후 수년간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 측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노조 반응은 달랐다.
아시아나항공노조는 예약영업팀 아웃소싱으로 200명 이상, 국내공항서비스 아웃소싱으로 250여명의 일자리가 흔들리고, 기존 인력의 업무부담 가중과 각종 복지제도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아시아나의 위기는 대우건설·대한통운의 잘못된 인수경영에서 비롯됐다”며 “인수 전 부채비율 200%대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인수 후 600∼700%, 차입금을 통한 금호산업 재인수가 결정된 지금은 900%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비용을 충당하느라 당기순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를 만든 것은 경영진”이라며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가 아닌, 잘못된 경영으로 회사를 이 지경까지 내몬 경영진에게 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영실패 결과를 노동자의 인적 구조조정으로 해결하려 하는 사측의 결정에 대한 반대의 의사로 노조가 천막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