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코치의 삼성행이 확정된 이후 소속팀 삼성은 물론 타 구단의 코치들 상당수는 갑자기 찾아온 추위만큼이나 매운 ‘잔인한 10월’의 현실을 곱씹고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전화 통화를 한 코치들 대부분이 프로야구 코치 세계의 향후 지각 변동에 대한 이야기를 안주 삼아 쓰디 쓴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
선수 시절의 명성에 걸맞게 프로야구계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선 코치의 현장 복귀를 지켜본 다른 코치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코치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내건 후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A코치는 삼성 구단에 대해 “능력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그러다 보니 가족처럼 믿고 의지하는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구단이 되고 말았다”며 맹목적인 일등주의를 지적했다.
B코치는 선동열 코치가 한대화 타격코치를 입단 조건으로 확답 받은 것에 대해 “기존 (삼성) 코치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선 코치의 삼성행과 그에 따른 요구는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C코치 역시 “넉넉한 자금으로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가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래서 팀워크가 살아나지 않는 모래알 같은 팀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앞으로 코칭 스태프들의 조화가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했다.
한편 삼성 구단의 코칭 스태프들은 인터뷰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D코치는 “현재 매우 민감한 상황이며 재계약에 대한 통보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답하기가 곤란하다”는 말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E코치 역시 “선동열 코치는 아시다시피 국보급으로 대단한 선수 출신이 아니냐”면서 “선 코치의 노하우를 배우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는 원론적인 답변 외에는 감정 표현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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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