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장의 김동준 대표와 김제동. | ||
이승엽의 매니지먼트사 ‘J’s 엔터테인먼트’의 김동준 대표는 최근 이승엽의 방송 출연과 관련해 팬들과 기자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고 말 못할 심적 고통을 겪었음을 토로했다.
FA가 된 이승엽의 공식 스케줄을 담당하며 진로 문제까지 결정짓는 동안 ‘국민타자 이승엽’보다는 ‘이승엽이란 남자’한테 반했다고 말하는 김 대표. 지난 12월30일 그는 이승엽의 일본 진출 과정 미스터리와 삼성의 거액 베팅설, 그리고 아내 이송정씨의 일본 연예계 진출설 등 그간 끊임없이 맴돌았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 속시원히 진상을 털어놨다.
▲절친한 김제동이 결정적 역할
이승엽이 최종 진로를 밝힌 12월11일의 기자회견 장소는 사실 전날 밤 11시에 잡았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해도 내심 일본행을 결정한 상태였다. 그런 이승엽이 새벽 3시께 가족들과 통화하면서 마음이 흔들렸다. 고민 끝에 ‘잔류’로 방향을 잡았다가 새벽 4시쯤 어떤 지인을 만난 이후엔 다시 일본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몇 시간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간 이승엽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뒤 오전 10시께 다시 갈등에 빠졌다. 옆에서 괴로워하는 이승엽을 지켜보던 김 대표가 “(한국에) 있고 싶냐?”고 물었고 이승엽은 의외로 순순히 “있고 싶다”고 대답했다.
최종적으로 잔류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이승엽은 기자회견장에 나서기 직전 세수를 하러 욕실로 향했고 그 사이에 절친한 김제동이 호텔 방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김 대표를 통해 잔류라는 사실을 확인한 김제동은 욕실에서 나온 이승엽을 다른 방으로 데려가 다시 이야기를 나눴고 이런 가운데 이승엽은 또다시 진로를 놓고 마음 속 풍랑을 맞았다.
“아마도 기자회견날 아침 10시에서 11시 사이가 이승엽의 인생 중 최고로 힘들었던 시기였을 것이다. 일본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확신이 안 섰고 집을 떠나는 데 대한 불안감이 결정을 번복하게끔 만들었다. 난 처음부터 일본행을 주장했지만 내 인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했다. 그러나 역시 끈끈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던 제동이가 승엽이를 설득하고 말았다.”
▲ 지난 12월17일 일본 롯데와 계약한 이승엽이 아내 이송정씨와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
일사천리로 말을 이어가던 김 대표도 이 부분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이승엽의 일본행이 결정된 직후 기자들 사이에선 삼성의 고위 관계자가 ‘4년간 1백억원’이란 엄청난 액수의 금액을 제시하며 이승엽을 붙잡기 위해 ‘백의종군’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김 대표는 이런 소문들을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단 “돈 때문에 일본을 택했다는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만약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돈만 생각했더라면 남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말만 덧붙였다.
▲이송정씨 일본 연예계 데뷔설
이승엽의 일본행이 발표되자마자 매스컴에선 그동안 조용한 내조를 펼치던 이승엽의 아내 이송정씨한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시작했다.
특히 이승엽 부부가 일본으로 건너가 입단식을 치르며 이씨의 아름다운 외모가 부각되자 국내 언론에선 이승엽의 일본 진출 배경 중 하나가 아내의 일본 연예계 데뷔를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끈질기게 나돌았다. 이 소문은 지금까지도 이승엽 주위를 맴돌고 있는데 김 대표는 이거야말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항간에는 내가 이송정씨의 매니저라고 알려졌던데 전혀 아니다. 그리고 송정씨가 일본의 한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을 거란 소문도 사실과 다르다. 일본의 대형 매니지먼트사에서 제의를 해오긴 했지만 송정씨도, 승엽이도 그쪽(연예계)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다. 승엽이의 아버지가 한때 이 부분을 걱정하시긴 했어도 송정씨가 뒷바라지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송정씨는 일본에서 어학코스를 밟으며 공부를 계속하려고 학교를 알아보는 중이다.”
▲삼성과 롯데 CF, 최종 선택은?
현해탄을 건너긴 했으나 삼성에서 롯데로 이적한 셈이 된 이승엽. 그렇다면 롯데는 상품성 높은 이승엽을 과연 가만 놔둘까.
김 대표는 한국에서만큼은 이승엽이 ‘영원한 삼성맨’이라는 사실이 다 알려져 있는데 그가 롯데백화점 CF에 나오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며 조금의 가능성조차 염두에 두질 않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초상권이 롯데 구단측에 있기 때문에 CF를 촬영하진 않더라도 롯데와 관련된 이미지에 이승엽의 얼굴을 활용하는 부분은 전적으로 구단의 몫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