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4단이 한국 여류 바둑을 평정한 대국, 제5기 여류명인전 결승3번기 제2국이다. 조 4단이 백이다. 좌상 백1, 백이 약간 불리하다는 진단 속에 이곳 패에 승부가 좌우될 양상. 우하 방면 흑2는 팻감이었는데, 이게 헛패였다.
- [2도] 대마의 생사는?
백은 1·3을 선수한 후 5로 이어버렸다. 이것으로 백(흰원 흰삼각)들 대마는 사는가? 살면 대역전이고 잡히면 물론 끝인 것.
흑6으로 때려 대마는 차단인가, 아닌가? 아리송하다.
- [3도] 맛보기
백은 다시 1로 때려 흑2와 교환하고, 백3을 선수한 후 아예 좌상 5쪽을 끊어 버려, 이것으로 승부 끝을 외쳤다. 이제 대마가 살면 백은 큰 차이로 이긴다.
흑6∼10은, 아마 시간연장책이었을 것인데, 그나저나 대마는 완생이었다. A의 곳에 한 집이 있고, B의 연결과 C의 또 한 집이 맞보기인 것.
흑12, 여기까지밖에 갈 수가 없다. 백13의 곳까지 가야 파호가 되는 것인데 …. 결국, 백 대마는 흑16 이을 때 백17로 한 집을 내면서 완생했고, 승부도 끝이었다. 조 4단이 거함 루이 9단을 격침시키며 한국 여류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흑1로 집을 빼앗으면? 백2로 때린다. 흑3 막을 때 백4로 끊어 양패다.
백4 다음 흑이 더 둔다면, 흑3을 포함한 흑 넉 점이 단수이므로 A에 잇든지, 아니면 팻감을 쓰고 (검은원 흰사각)의 곳에 되때려야 한다.
그런데 흑A에 잇는 것은 백B로 흑 두 점이 떨어지므로 논외. 따라서 흑은 팻감을 쓰고 (검은원 흰사각)에 되때려야 하는데, 그때 백은 B의 곳을 때리면 된다. 흑은 2의 곳을 이을 수 없어, 결국 양패인 것.
루이도 세월에 지고 있다. 예전의 루이가 분명 아니다. 루이는 1963년생. 공교롭게도 올해 마흔이다. 나이 마흔에는 누구나 한 풀 크게 꺾이는 것이라고 하는데, 루이도 아마 마흔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