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깔끔이’. 외모와는 달리 병적으로 정리·정돈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특히 자신의 침대에는 아무도 걸터앉지 못하게 한다. 오죽하면 자신이 덮고 자는 침구류(시트 포함)를 커다란 비닐 백에 넣었다가 잠잘 때 다시 꺼내 덮고 잘까.
우지원: ‘된장’. 생긴 건 스테이크에다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분위기지만 코도 잘(?) 후비고 주변이 항상 너저분하고 양주보다는 소주를 좋아하는 털털한 후배다.
이상민: 여우, 독사. 얄밉지 않게 약은 짓을 잘한다.
고 김현준 코치: ‘소주와 안주’. 나랑 열한 살 차이로 대표팀에서 고참과 말단 사이로 만나 친분을 쌓았다. 항상 자기 전에 소주 한 병을 드셨는데 술과 안주 담당이 나였다. 일본 대회에 나가서는 3km 떨어진 곳까지 가서 맥주 피처를 사온 적도 있었다.
유재학 감독: ‘큰형’. 우리팀 감독님이신데 같은 동문이기도 하지만 워낙 형처럼 자상하게 보살펴주는 스타일이라 ‘감독님’이라 안 부르고 ‘형’이라고 부른다.
최희암 감독: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 연습 때는 독사, 경기 때는 최대한 ‘닭살스럽게’ 선수들한테 살갑게 대하신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량의 120%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얼마 전 술자리에서 최 감독님을 뵈었는데 나한테 어깨동무를 하시며 이런 얘길 하셨다.
“경은아, 옛날에 하루 운동 4번씩하고 지옥훈련하고 했는데 프로 감독 해보니까 그거 말짱 ‘꽝’이더라. 선수 컨디션 망치는 일이었어.”
하지만 난 감독님의 강권에 못 이겨 하루에 슈팅 1천개씩 때리고 지옥훈련했던 게 지금까지 체력을 유지하며 3점슛 날리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