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 고소해도 경찰은 딴청만…”
[일요신문]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인 김 아무개 씨(47)가 조희팔 범죄은닉자금의 흐름에 대한 녹취 및 문서 자료를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장 아무개 씨(25)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지난해 12월 31일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장 씨는 조희팔의 오른팔로 알려진 곽 아무개 씨와 6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으며, 출소 이후에도 곽 씨의 심부름꾼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고소인인 김 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5일 장 씨가 조희팔 피해자들에게 360억 원을 찾아줄 수 있을 만한 녹취 및 문서 자료가 있다고 접근해 200여 만 원을 편취했다고 한다. 김 씨는 경찰 수사로 자료가 확보되면 조희팔 측이 검경에게 건넨 200억 원의 흐름과 은닉자금이 보관된 차명계좌, 은닉자금이 투자된 회사명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장 씨가 곽 씨로부터 조희팔의 근황과 제2의 피해사건 도모 사업 계획 등도 전해 들었기 때문에 장 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조희팔 관련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하는 강남경찰서 경제3팀이 고소장을 접수한 지 20여 일이 지나도록 피고소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에 김 씨는 조희팔 사건을 무마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씨는 “사기를 입증할 만한 근거 자료를 들고 20일 만에 경찰서에 갔더니 담당 수사관이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가 뭐냐’라고 따져 물었다”면서 “고소장을 접수할 때 장 씨와 통화 한 번 한 것 이외에는 추가 조사 및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제3팀의 담당 수사관은 김 씨의 지적을 인정하면서 “해줄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김 씨는 담당수사관 교체를 위한 진정서를 지난 19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 김 씨는 “(장 씨가) 조희팔 피해자들에게 빌붙어 신변보호를 요청하면서 자료 제공 명목으로 용돈을 받는 등의 사기를 계속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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