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꺼풀 수술을 한 안시현(위)과 장정. | ||
이렇듯 여자 프로 골프계에는 최근 성형수술이 붐을 이루고 있다. 박세리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퍼들을 비롯해 무명의 선수들까지 외모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성형은 물론 다이어트를 통한 군살빼기까지 필드 밖에서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한창이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이 외모 가꾸기에 따른 사연도 가지각색.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박세리가 쌍꺼풀 수술을 한 진짜 이유는 ‘안검내번증’(Entropion) 때문이었다. 즉 속눈썹이 각막을 찌르는 바람에 항상 눈이 가렵고 이물감이 있으며 자꾸 충혈이 생기는 현상을 쌍꺼풀 수술을 통해 교정한 것이다.
동계훈련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인 지난 1월10일 서울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안검내번증 교정 수술을 받은 박세리는 미용 목적을 위해 쌍꺼풀 수술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이목구비가 훨씬 뚜렷해진 외모에 만족해했다는 후문. 특히 박세리는 동계훈련 동안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에 체중까지 빠져 만나는 사람마다 ‘이뻐졌다’는 칭찬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그러나 박세리가 받은 수술은 피부를 잘라내는 ‘절개법’이 아닌 2~3개의 작은 구멍을 만들어 눈을 뜰 때 사용되는 근육과 눈꺼풀의 피부를 연결하는 ‘매몰법’. 어느 정도의 시일이 지나면 풀릴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박세리는 절개법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워 보이는 매몰법을 선택했다.
LPGA에서 활동하는 장정(24)도 지난해 쌍꺼풀 수술을 했다. 장정이 쌍꺼풀 수술을 한 것은 신체상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언니들에 비해 키가 작고 통통했던 장정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불만이 상당했다는 것.
“미스코리아대회에 나갈 것도 아니고 골프선수라 외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요즘 다른 골프선수들이 외모를 가꾸고 성형수술도 하는 걸 보고 (장)정이도 크게 자극을 받은 모양이다. 예전엔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자꾸 의식을 하다 보니 골프가 더 안 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장정의 어머니는 현재 스폰서가 없는 장정에게 쌍꺼풀 수술은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기도 하다며 다소 이색적인 얘기를 털어놓았다. 미셸 위, 박지은, 안시현 등 골프도 잘 치고 외모도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한 LPGA에서 장정이 스폰서 눈에 띄려면 실력과 함께 외모도 중요하다고 판단,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쌍꺼풀 수술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 기회만 된다면 수술하고 싶다는 박지은(위)과 강수연. | ||
안시현은 신세대답게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성형수술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주변의 만류로 성형 유혹을 물리치고 골프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국내파 골퍼 K의 일화는 여자 프로골퍼들이 외모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K의 과거 별명은 ‘네모나네’. 몸매는 누구한테도 빠지지 않는 균형 감각을 보여주는데 얼굴이 사각형이다보니 어렸을 때부터 자주 놀림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얼마 전 턱선을 축소시키기 위해 턱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맞았지만 억울한 건 수술 후에도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 K와 친한 프로골퍼 J는 “워낙 턱이 넓어서 턱 근육에 큰 변화가 없는 모양”이라면서 “수술 후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고생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성형수술을 하진 않았지만 기회만 된다면 성형수술을 하고 싶어 하는 골퍼들도 상당하다. ‘필드의 패션 모델’이라 불리는 강수연(28·아스트라)은 얼굴을 작아 보이게만 할 수 있다면 연예계 진출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었다.
박지은(25·나이키골프)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 “고치고 싶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용기가 없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