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이병훈(이하 이): 수염이 꽤 기네? 면도는 안 하냐?
이숭용(이하 숭): 안 해도 멋있잖아요.(웃음) 사실 저도 불편해요. 하지만 1위 자리를 되찾을 때까지 안할 거예요.
이: 그래 멋있다. 근데 (웃으며) 너, ‘무도회장’에서 인기가 ‘짱’이라며?
숭: 장난 아니죠. 그런데 저를 야구선수로 안보고 모델이나 연예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여자들은 야구를 잘 모르잖아요. 특히 TV 화면에 모자 눌러 쓴 모습만 보여서 그런지 멀쩡한 얼굴은 잘 못 알아봐요.
이: 패션쇼에도 나간 적이 있을 것 같은데.
숭: 출연 제의만 여러 번 받았어요. 특히 ‘앙 선생님’ 아시죠? 그런데 제 걸음걸이가 워낙 팔자걸음이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요.
이: 술도 잘 먹지?
숭: 술자리는 빠지지 않죠. 제가 사람을 무지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술은 거의 안 먹어요.
이: 그래서 그런지 네가 계산도 잘 안 하고 ‘짠돌이’라는 소문도 있더라.
▲ 이병훈 LG 해설위원(오른쪽)이 이숭용 손바닥의 딱딱한 굳은살을 보며 깜짝 놀라고 있다. | ||
숭: (버럭 화를 내면서) 누가 그래요? 우와! 미치겠네. 그런 말 한 사람이 누구예요? 환장하것네.
(급기야 이숭용은 옆에 있던 동료들한테 ‘도움말’을 요청하자, 송지만이 나서서 “네, 맞아요. 조금 짜긴 짜요”라며 기름을 끼얹는다.)
이: 골든 글러브상은 받은 적이 있냐?
숭: 한 번도 없는데 올 시즌은 가능할 것 같아요. 체력만 유지하면 경쟁이 될 거예요.
이: 프로 11년 동안 최고의 성적은?
숭: 97년 타율이 0.311 나왔더랬어요. 지금까지의 최고 성적이었죠.
이: 네 이름에 비해 조금 약한 성적 아니니?
숭: 그렇죠. 그런데 11년간 한 팀에서 뛴다는 게 쉽지 않아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얘기죠. 또 기복 없이 꾸준하게 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 특별히 존경하는 선수를 꼽는다면?
숭: 의외라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일본 선수인 이치로를 정말 좋아해요. 그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죠. 무엇보다 야구 스타일이 맘에 들어요.
이: 네 개인적으로 최고 투수가 누구라고 생각하니?
숭: 요즘은 박명환이죠. 완전 물이 올랐어요. 직구, 커브, 두 가지만 던져도 무시무시하거든요. 거기다 배짱까지 좋으니 당연히 최고 투수죠.
숭: 사실 우리나라 코치 연봉이 너무 적은 게 속상해요. 저는 은퇴 후 3년간 유학 다녀올 계획이구요. 최종 목표는 당연히 감독이죠. 솔직히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이: 다 말해봐라. 시간 많다.
숭: 매니지먼트 사업도 하고 싶어요. 연예인과 스포츠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거죠. 그리고 제 꿈이 스포츠 스타들을 출연시켜 제가 직접 진행하는 토크쇼를 만들고 싶어요.
이: 네가 원래 연예인들과 친분이 두텁잖아. 그건 그렇고, 타격 폼이 바뀐 것 같더라.
숭: ‘쪽’팔려 죽겠어요. 제가 홈런 4개잖아요. 명색이 중심타자면서. 그래서 타격 순간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왼팔을 최대한 붙여 치고 있어요.
이: 올 결혼 소식이 있던데.
숭: 네 12월12일에 합니다. 작년 3월에 ‘컬투’의 김태균이 소개해줬어요. 저한테는 과분한 여자죠.
이: 왜? 어떤 사람인데?
숭: 말이 그렇다는 얘기죠. 모 홈쇼핑 모델이고 CF 모델로도 활동 중이에요. 이름은 김윤아이고 나이는 29세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장차 시부모님될 분께 너무 잘하는 데 반했어요. 물론 얼굴도 예쁘구요.
이: 열라 부럽다. 벌써 경기 시작할 시간이네.
숭: 이제 인사할 시간이 된 거죠? (웃음) 현대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반드시 우승할 겁니다. 지켜봐 주시구요, 아, 참 여러분! 제 결혼식 아시죠? ‘십이십이’입니다!
이: 네가 이렇게 난리치는 거 보니 네 결혼식, 흥행에는 성공하것다!